동대 이교도 보직교수 임명 무엇이 문제인가
“홍총장, 종교확인 절차 거치지 않아 물의"
종립학교관리위선 "그런 일 있었나" 태연
동국대 홍기삼 신임 총장이 처음 실시한 보직 교수 인사에서 상당수가 비불자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는 100여 년 가까이 이어져 온 ‘불교정신구현’이라는 건학 이념에 반하고 이로 인해 동국대의 정체성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교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동국대 인사는 학문 탐구에 중점을 두는 일반교수와는 달리 학교 발전방향을 결정지을 수 있는 주요 보직교수 중 상당수가 비불자 또는 이교도가 임용돼 이들이 불교 사상의 바탕 위에서 처리해야 할 사안이 많은 종립학교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대학을 이끌고 나갈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또 철저한 검증 없이 업무수행능력만으로 인사를 제청한 홍 총장의 인사 원칙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1만 6000여 명의 학생을 책임지는 거대 조직인 동국대 인사에서 개인 신상카드 조차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번 인사 제청에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홍 총장이 인사에 있어 종교보다는 업무 수행에 적합한 교수를 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것은 향후 인사에도 종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앞으로 동국대 보직 교수 중 더 많은 수의 비불자 또는 이교도 교수가 임용될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으로 더 큰 파장이 일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지적과 함께 동국대를 관리 감독하는 종립학교 관리위원회의 형평성 잃은 ‘이중잣대’에 대한 비판도 거세게 일고 있다.
종립학교관리위원회 위원장 원택 스님은 “위원장 이 된지 2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업무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종립학교 관리위원회가 총장과 이사장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에 대해 왈가왈부해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는 무책임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종립학교 관리위원회가 과거 인사 때마다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것과는 달리 이번 인사에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그럴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동국대 불교대학의 한 교수는 “그 동안 인사발령과 관련해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하던 종립학교 관리위원회가 이번 인사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목소리도 제기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태도는 종립학교관리위원회의 기존 활동이 정치적인 것에 불과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총장 인사제청에 대해 학사 일정 때문에 충분히 검토하지 못하고 그대로 승인해 준 동국학원 이사회도 비판의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종 인사 결정권을 가진 동국학원 이사회가 잘못된 인사에 대한 모든 책임의 화살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솔하게 업무를 처리한 것은 이사들의 직무 유기라는 지적 때문이다.
동국대 한 관계자는 “이번 동국대 인사 문제는 신임 총장과 이사회 그리고 이를 관리 감독해야할 종립학교 관리위원회 모두가 자신들의 직분을 다하지 못한 것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건학이념을 구현하고 대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적합한 인물로 다시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