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행정을 이끌어 가는 보직교수 22%가 비불자인 것으로 드러나 ‘불교정신구현’이라는 건학 이념이 무너지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동국대(서울) 보직교수 종교현황에 따르면 이들 41명 가운데 9명이 기독교이거나 무종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거 자신의 종교를 기독교라고 공공연히 밝혔던 ‘ㅁ’ 교수와 ‘ㄱ’ 교수가 각각 영상정보통신대학원장과 야간강좌 교학처장에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총장과 더불어 대학원 운영 전체를 책임지고 있는 대학원장 ‘ㅂ’ 교수는 이교도라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이교도 보직 교수 임용은 지난 2000년 6월 발생했던 동국대 훼불사건 이후 전임 총장이 약속했던 ‘주요보직교수 임명에 있어 반드시 수계를 받은 자에 한하겠다’는 인사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교계 안팎에서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동국대 학인 스님들의 모임인 석림회는 이 문제에 대해 동국대 정체성을 위협하는 행위로 규정짓고 총회를 개최해 회원들의 의견을 신임총장과 이사회에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석림회 회장 무연 스님은 “신임 총장이 취임당시 밝혔던 ‘불교 생태학의 총본산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이 이교도를 보직교수에 임명해 학교 건학 이념을 흐리게 하는 것이냐”고 되물으면서 “이번 보직교수 임용과 관련해 절대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동국대 홍기삼 총장은 “보직 교수 임용은 종교적인 판단보다는 그 사람의 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면서 “하지만 이번 인사에 있어 종교적인 부분도 충분히 고려해 타종교인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획인사처장 이영환 교수는 “임용과정에서 ‘재적사찰 확인증’이나 종교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요청 받은 적이 없었다”고 밝혀 홍 총장이 보직 교수 임명 제청에 있어 종교적인 검토를 충분히 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또 보직교수 인사 제청에 대한 승인권을 가지고 있는 동국학원 이사회도 학사일정에 쫓겨 급하게 업무를 처리해 교수들에 대한 신상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직교수 임명을 두고 교계안팎에서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동국학원 이사회는 보직교수 종교현황 파악자료를 공식적으로 대학에 요청하고 감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