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대 동국역경원 원장에 무비스님이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는 월운스님 이후 사실상 공석과 다름없었던 동국역경원장에 무비스님을 모시기로 결정해 스님으로부터 승낙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장 정련스님은 3월7일 무비스님이 주석하는 부산 범어사를 방문해 학교 측 결정을 전하고 동의를 구했다.
지난 주 학교 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 정련스님과 학교관계자들은 신임 역경원장에 무비스님을 모시기로 결정했다. 정련스님은 무비스님에게 의사를 타진하기 이전에 전 역경원장 월운스님과도 만나 동의를 얻었다. 월운스님은 이 자리에서 신임 원장 후보로 추천된 무비스님에 대해 훌륭한 결정이라며 흔쾌히 동의했다. 학교 측은 월운스님을 명예원장으로 추대했다.
이에 대해 무비스님은 본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좋다 기쁘다 즐겁다는 생각은 없다. 중책을 맡아 마음이 무겁다”는 소감을 밝혔다. 스님은 “그동안 (전임 역경원장 해임과 관련된 잡음을 말하는 듯) 매끄럽지 못한 과정이 있어서 마음에 짐이 되었다. 역경은 우리 종단의 3대 과제로 정말 중요한 일이다. 그동안 성과도 컸지만 앞으로 끊임없이 해야 할 일이라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너무나 중책이라서 신중하게 생각 중이다. 내 능력으로서는 좀 과분한일이다. (하지만) 누군가 맡아야할 일이라면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좋다 기쁘다 즐겁다는 생각은 없다. 중책을 맡아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한문경전 대가인 강백 출신 스님을 역경원장으로 다시 모신 것은 한문 경전 한글화 사업 기조를 다시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동국대는 2008년 역경원을 학술원 산하로 편입하면서 영역(英譯) 중심으로 역경원 사업 기조를 전환한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동국역경원은 1963년 고려대장경을 비롯한 역대 국내 고승들의 저술을 우리 글로 번역 출간하기 위해 설립한 역경 산실이다. 한글대장경을 완간하는 대불사를 마무리한 역경 분야 최고 권위와 실력을 자랑한다. 그동안 역경원장은 역대 최고의 강백이 거쳐 가며 역경불사를 이끌었다. 역경원을 창립한 운허스님이 초대 원장을 역임했으며, 영암스님 자운스님에 이어 운허스님의 제자인 월운스님이 1993년부터 2008년까지 원장을 역임했다.
동국역경원은 별도 기구로 존재하다 2008년 동국대 불교학술원 내 산하 단체로 편입되면서 월운스님이 원장에서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지기도 했다. 현재 역경원장은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장 박인성교수가 겸하고 있다.
신임 역경원장으로 취임할 무비스님은 현재 국내 최고 강백으로 그동안 경학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얼마 전 중앙승가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 1호를 수여했다.
박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