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과 재단법인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전국에 방치돼 있는 폐사지 조사에 나선다. 불교문화재연구소(이사장 자승스님, 조계종 총무원장)는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폐사지 조사를 포함한 2010년도 사업계획 승인 및 신임이사 선임의 건을 처리했다.
이날 연구소가 밝힌 내년도 사업 가운데 눈에 띄는 부분은 사지(寺址)조사이다. 불교가 전해지고 1700여년 동안 전국 곳곳에 많은 사찰이 창건됐는데, 이 중에는 전쟁과 조선의 오랜 숭유억불정책 등을 견디지 못해 사라진 사찰도 많다. 현재까지 확인된 옛 절터만 해도 3600여 개에 달하며, 탑이나 불상, 비 등 문화재가 남아 있는 곳도 있다.
불교문화재연구소, “불교역사·문화 재조명 의미 클 것” 기대
불교역사와 문화재가 남아 있는 폐사지에 대한 조사와 발굴, 보존에 대한 문제는 불교계가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부분이다. 33대 총무원에서도 폐사지 보존에 관한 대책마련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문화부는 연구소가 주관하는 사지 조사와 함께 사지 복원을 위한 종책 수립을 2010년 주요 사업 계획 가운데 하나로 추진 중에 있다.
불교문화재연구소장 범하스님은 “불교계의 오랜 숙원인 폐사지 조사 추진은 불교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한다는 의미가 크다”며 “3600개에 달하는 사지를 조사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선 2010년에는 서울과 경기, 인천, 강원지역에 있는 옛 절터들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지 현황과 문화재에 대한 조사와 함께 창건주와 창건배경에 대한 세부연구를 통해 사찰의 역사와 현재 상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보고서를 만들 예정이다. 또 스님은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학술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주요 사찰터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향후 목표”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 2002년부터 전국 사찰을 대상으로 진행하면서, 사찰에 소장돼 있던 불교성보를 보물로 지정하는데 공헌했던 사찰문화재일제조사도 지속한다. 2010년에는 경남지역에 대한 조사가 예정돼 있다. 연구소는 내년 한해동안 영축총림 통도사 성보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2만 여점의 불교문화재에 대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을 비롯해 9명의 이사가 참석한 이날 이사회에서는 총무원 집행부 교체에 따라 총무원장 자승스님, 총무부장 영담스님, 기획실장 원담스님을 이사로 선임하고, 문화부장 효탄스님을 당연직 이사로, 재무부장 상운스님을 당연직 감사로 선임했다. 또 지난 10월 불교문화재연구소 부소장으로 임명된 미등스님을 신임이사로 선출했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불교신문 2583호/ 12월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