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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특집/ 휴가 때 볼만한 소설 에세이 5選 0
 작성자: 석림동문회  2009-08-10 15:04
조회 : 6,071  

중국 승찬스님은 <신심명>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아 애쓸수록 본래의 평화로움은 더더욱 깨진다”고 했다. 더위를 피해 거창한 휴가를 보내려고 아등바등 하려다 피로와 카드값만 쌓인다. 번뇌망상을 단칼에 씻어주는 스님들의 수행에세이와 불교동화ㆍ소설 삼매에 빠지면 계곡에서 시원한 수박을 먹는 느낌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불서로 보내는 여름. 스트레스가 줄고 세상살이가 한결 수월해질 터.

 

“복잡 다난하던 업무를 잠시 접어두고

        번뇌 씻어낼 ‘불서의 바다’로 떠날까”

 

 

 

 

 

 

 

 

 

 

 

 

번뇌망상을 단칼에 씻어주는 스님들의 수행에세이와 불교동화ㆍ소설 삼매에 빠지면 계곡에서 시원한 수박을 먹는 느낌과 별반 다르지 않다. 유쾌하고 통쾌한 불서의 바다에 푹 빠지면 더운 여름도 성큼 물러날 것이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영혼의 귀 갖게 된 老작가 귀향기

 희망사진관  한승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희망사진관>은 영혼의 귀를 갖게 된 노작가의 귀향기를 풀어놓았다. 10편의 작품이 수록된 책은 그간의 장편에서 보여줬던 역사적 인물들, 이방인 예술가의 삶에서 비껴나 서민적으로 가벼운 이야기, 곁에 살고 있는 이웃들의 소박한 삶이 담겨 있다.

<희망사진관>의 사진사는 물론 작가 한승원이다. 독자가 사진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커다란 카메라 앞까지 걸어가면 거기에 독자를 위해 마련된 의지가 하나 있다. 의자까지 걸어가는 길, 독자는 한승원이 찍어놓은 사진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는 한 컷의 사진속에 담긴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을 듣는다. 고추밭에서 당당한 포즈로 찍은 여인의 누드에서는 남성적 성향을 가졌다는 이유로 사회적 폭력을 경험한 한 여성의 외침이 들린다.(‘고추밭에 서 있는 여자’) 새벽에 법당에서 절을 하며 우는 여인의 모습에서는 지난날을 뉘우치며 진실된 삶을 살도록 자신을 위해 비는 소리가 들린다.(‘꽃뱀’) 이외에도 ‘사랑하는 나그네 당신’, ‘은빛 하늘’, ‘시인과 농부’, ‘산 목련꽃’, ‘해산마을 마이크’ 등 흥미진진한 작품들이 담겨 있다.

스스로의 삶을 아우르고, 우주와 교감하며 글을 쓰는 작가의 집념이야말로 ‘영원한 시간을 소유한 소설’을 꿈꾸게 만든다는 문학평론가 오윤호는 “만약 한승원 작가에게 ‘무엇으로서 무엇의 길을 가고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인간으로서 우주의 길을 가고 있다’고 답할 것”이라며 작가의 작품론을 피력했다.

현대인에 ‘진정한 사유의 기쁨’ 제공

 텅빈 충만  법정스님 지음 / 샘터

삶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진정한 사유의 기쁨과 포근한 마음의 안식을 제공하는 책. 북적이는 도심이 싫어 자연으로 돌아가 새와 바람, 나무와 벗하며 살아가는 법정스님은 평범한 모든 이들에게 맑고 깊은 영혼의 세계를 보여준다. 다음은 책에서 밝힌 스님의 일상. “요즘 나는 오전 한때를 후박나무 그늘에 앉아 조촐하고 맑은 시간을 보내면서 나무의 덕을 입고 있다. 그 그늘 아래서 아무 생각없이 무심(無心)을 익히고 책도 읽으며, 잎 사이로 지나가는 살랑거리는 바람소리도 듣고, 은은히 숨결에 스며드는 꽃향기도 듣는다.” 스님은 일침도 잊지 않는다. “이런 나무의 그늘에 견줄 때 우리들 사람의 그늘은 얼마나 엷고 빈약한가. 사람의 그늘은 덕인데, 눈앞의 사소한 이해타산에 걸려 덕의 그늘을 펼칠 줄을 모른다.”

책 말미에는 ‘某年 某月 某日’이란 제목으로 ‘텅빈 충만함’이 녹아있는 법정스님의 일기장이 실려 있다. “군불 지펴두고 더운 물에 속옷 빨다. 앞산에 서리는 안개, 볼 만하다. 내일부터 추워진다는 기상예보. 무 얼지 않도록 뽑아서 곳간에 넣다. 알량한 채소 농사. 무청 국거리로 쓰기 위해 얼기설기 엮어서 처마밑에 매달다.” 모든 종교와 그 가르침은 진리의 다채로운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는 스님은 그 진리가 ‘신(神)’이라고 했다. 신과 합일하는 수단은 첫째 지식과 지혜를 통해서, 둘째 믿음과 헌신을 통해서, 셋째 봉사활동이나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수행을 통해서, 마지막 마음의 집중과 자기절제를 통해서.

직장인에 전하는 상생-조화의 가르침

 행복한 출근길  법륜스님 지음 / 김영사

먹고사는 게 중요해서 행복도, 인간다운 삶도 뒷전인 이들에게 법륜스님이 들려주는 법문.

직장인에게 전하는 상생과 조화의 가르침을 담은 <행복한 출근길>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 많은 이들에게, 지금 그 자리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마음에 안맞는 사람과 일하면서 겪는 인간관계의 문제, 화가 잘 다스려지지 않는 사람들의 문제, 적성에 맞지 않는 일로 고민하는 사람들, 승진과 연봉의 압박으로 나 혼자 도태되는 건 아닌지 쫓기며 사는 사람들, 불투명한 미래와 노후로 계속 불안하기만 한 사람들, 육체는 물론 정신까지 상해가며 일하는 사람들, 직장과 가정생활의 불균형으로 행복과 멀어지는 사람들….

현대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남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나를 이롭게 하는 것입니다. 불행을 가져오는 습관부터 끊으십시오. 번뇌의 노예에서 벗어나십시오.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한다는 생각을 버리십시오.”

원작으로 읽는 동양판타지 ‘서유기’

 손오공의 여행  홍상훈 옮김 / 솔출판사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온가족이 함께 모여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동양 최고의 판타지’로 알려진 <서유기>다. 시원스런 재미와 심오한 깊이를 가진 원작 <서유기>의 감동을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원작의 방대한 부분을 효율적으로 줄여서 읽는 이의 부담감을 덜어줬다. 어려운 개념어와 현대 독자들에게 낯선 고대 중국식의 번잡한 시와 노래들을 최대한 줄여서 거부감을 없앴다.

<서유기>는 동양적 인문학에 대한 사유의 본질을 새롭게 일깨워주는 훌륭한 촉매제다. 책은 기본적으로 삼장법사가 서역으로 불경을 가지러 갔다 왔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해서 민중의 제도와 안녕을 추구하는 대승불교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불로장생을 추구하는 도가의 수련방법을 암시하기도 하며 불교와 도교의 해탈이나 우화등선(羽化登仙)의 논리를 일체의 미신으로 치부하고 위선적 측면을 폭로하기도 한다. 책은 어느 특정한 종교의 우월성을 강조하기도 하고, 모든 종교의 특성을 포괄하기도 한다.

선악의 대결이나 충신과 간신의 대결처럼 단선적인 대립과 갈등을 묘사하지 않는다. 중생의 구제와 사직의 안녕을 위해 서역으로 떠난 삼장법사 일행이 선의 축이라면, 그들을 방해하고 유혹하는 요괴들과 토착세력들은 악의 축에 해당한다. 거기에 선과 악의 축을 오가는, 도는 중첩된 특별한 존재로서 하늘나라에 속한 여러 존재들이 함께 등장하는 등 복잡하면서도 흥미로운 갈등구조를 엮어낸다.

방안서 사찰 100곳 답사여행 떠날까

 사찰 100미100선  허균 지음 / 불교신문사

전통미술전문저술가 허균의 <사찰 100미 100선>은 사찰 조형 상징체계를 100개의 주제로 묶어 그 아름다움(美)을 뽑아냈다. 사찰 구석구석을 현장 답사하듯 따라가다 보면 사찰 조형물의 상징체계 속에 숨어있는 역사성과 예술성을 면밀히 읽어낼 수 있다. 전각 탑 사물 불상 불화 문양 등을 비롯해 사찰 속의 민화 등 100가지 주제를 다시 20가지 대주제로 대별했다.

저자는 일반인들이 보다 친근하게 불교 조형물을 접근하도록 오랜 역사 속에 실재했던 사찰 속 조형물들의 역사성을 차근차근 풀어준다. 또한 제작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문화적 토양을 꼼꼼히 분석하여 그 예술적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총 439장에 이르는 현장 사진과 일목요연하면서 섬세한 설명을 통해 한국 불교 교의와 정신세계를 깊이 공감하고, 불교와 그 문화가 창조해 낸 사찰 문물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불교가 추구하는 해탈의 경지에 도달하는 방편의 수단으로 사찰에는 많은 조형물들이 실재한다. 그중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것이 불상, 탑, 석등, 불화, 목탁, 요령, 향로 등이다. 책은 오랜 역사 속에 실재했던 사찰 속의 조형물들의 이런 역사성을 속시원하게 풀어준다.

 하정은 기자 tomato77@ibulgyo.com

[불교신문 2548호/ 8월12일자]

2009-08-08 오전 11:07:01 /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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