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8월 14~16일 울릉도·독도 탐방
지난해 이어 두 번째 진행돼
동국대+18개교 40명 동참해
“삶은 같다” 서로 이해 ‘눈길’
남북 대학생 교류의 장 확대
개교 120주면 맞아 의미 더해

“대한민국 만세! 동국대 만세! 무이판사판 만세! 8.15광복 만세!”
북한 출신 대학생과 일반 대학생들이 한반도 동쪽 끝 독도에서 평화와 화합을 위한 간절한 서원을 우렁차게 외쳤다.
동국대(총장 윤재웅)는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2박 3일간 울릉도와 독도 일원에서 ‘북한 출신 대학생과 함께 하는 한반도 평화 기원 울릉도·독도 탐방’을 개최했다.

광복 81주년과 개교 120주년을 맞아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해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기 위해 진행된 이번 탐방에는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 윤재웅 동국대 총장, 지정학 법인 사무처장을 비롯해 북한 출신 대학생 불교동아리 ‘무(無)이판사판’ 회원 40명, 단과대학 불교동아리 전법특임교수 및 회장 등 100여 명이 참가했다.
특히 이번 탐방에는 동국대 이외에도 무이판사판 회원으로 활동하는 서울대, 중앙대, 숭실대, 한림대 등 18개 대학 북한 출신 대학생들이 동참해 의미를 더했다.


無이판사판, 탈북민 포교 새 장
북한 출신 대학생 연합 불교동아리 ‘무이판사판’은 지난해 9월 23일 동국대를 중심으로 고려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24개 대학 학생 53명이 참여한 가운데 창립됐다. 초대 동아리 회장은 김지일(동국대 회계학과) 학생이 맡았고, 지도법사에는 정현 스님, 지도교수에는 이해님 동국대 미래융합대학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가 각각 위촉됐다. 첫 북한 출신 대학생 연합 불교동아리인 만큼 동아리 명칭도 돈관 스님이 직접 지었다.
동국대는 2022년부터 지역미래불자육성장학을 통해 북한 출신 대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장학금을 전달해 왔다. 지난해 8월 23일부터 25일까지는 북한 출신 대학생들과 함께 울릉도·독도 탐방을 진행하며 대학생 전법을 위한 기틀을 다졌다.
현재 ‘무이판사판’에는 14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정기법회와 자율법회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불법 만난 우리는 귀한 인연
8월 15일 새벽 울릉도 사동항에 입도한 대학생들은 거북바위, 예림원, 나리분지 등 주요 명소를 탐방하며 울릉도의 자연환경을 만끽했다. 추산 성불사에서는 탐방의 시작을 알리는 고불식이 봉행됐다.
돈관 스님은 소참법문을 통해 ‘사람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기 어려우며, 좋은 인연의 참된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人身難得 佛法難逢 好人難遇)’는 불교 경구의 의미를 전했다.

스님은 “‘인신난득·불법난봉·호인난우’라는 경구는 사람으로 태어나 부처님의 가르침과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뜻을 담고 있다”며 “오늘 여러분이 성불사 법당에 앉아 법문을 듣는 것도 귀한 인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이 먼 곳에서 자유를 찾아 한국에 왔지만, 서로가 서로를 알지 못했다”며 “오늘 이 자리가 부처님의 가피 속에서 좋은 인연을 맺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발원했다.

참석한 대학생들은 함께 봉독한 발원문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합을 기원했다.
대학생들은 “고향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한 저희 북한이탈 대학생과 청년들이 지난날의 아픔에 머무르지 않고 배움과 희망으로 자신의 길을 당당히 개척하며, 이웃과 사회를 밝히는 지혜로운 인재로 성장하게 해달라”며 “오늘 맺은 인연이 남과 북의 마음을 잇는 따뜻한 자비의 다리가 되고, 한반도의 미래를 밝히는 평화의 씨앗으로 자라나게 해달라”고 부처님께 서원했다.

올해도 독도 접안 성공…“대한민국 만세”
이번 행사의 백미는 독도 탐방이었다. 독도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울릉도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 40여 분을 가야 만날 수 있는 독도는 기상이 좋고 바다가 잔잔해야 접안할 수 있다. 실제 독도에 입도할 수 있는 날은 1년에 150여 일. ‘독도 입도는 삼대가 덕을 쌓아야 가능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본을 관통해 동해상으로 이동한 제15호 태풍 ‘찬홈’의 영향으로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았지만, 다행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접안에 성공하면서 참가자들은 독도 땅을 밟았다.
독도에는 광복절을 맞아 탐방로 곳곳이 태극기로 장엄돼 있었다. 동국대 탐방단은 독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며 독도와의 만남을 기록했다.

돈관 스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사히 독도에 올 수 있어 다행이다. 특히 올해는 동국대 학생들과 서울·수도권 대학 학생들, 단과대학 불교동아리 회장들이 함께해 의미가 크다”며 “이번 행사가 남북 평화에 대한 인식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하고 축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탐방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재웅 총장은 “사람은 같이 먹고 자야 친해진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학생들이 2박 3일 동안 공동체 의식을 키우고,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인 ‘도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만해 스님께서는 ‘평화가 인생의 행복’이라고 하셨다. 자유와 평화가 있는 곳에서 북한 출신 학생들이 자신의 인생을 마음껏 설계하고 진로를 다양하게 기획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참가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다. 채윤서 전 ‘무이판사판’ 부회장은 “지난해 탐방 이후 북한 출신 대학생 불교동아리 ‘무이판사판’이 창립됐고, 올해에는 광복절을 맞아 다시 독도를 찾게 돼 뜻깊다”며 “남북한의 체제와 이념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사실이다. 공동의 의제를 찾아가며 상호 공존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수연 동국대 예술대학 불교동아리 ‘진선미’ 회장은 남북한 학생들의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됐다고 탐방의 의미를 전했다. 문 회장은 “하룻밤 동안 북한에서의 삶과 탈북 과정, 군대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람 사는 것은 똑같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사실 학교에서도 북한 출신 친구를 만날 일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 탐방을 통해 거리감을 크게 줄이게 됐다”고 밝혔다.

‘무이판사판’ 지도법사 정현 스님은 “광복절인 만큼 동아리 회원들의 마음에도 빛이 왔으면 한다”며 “불교동아리이기는 하지만 학생도 있고 직장인도 있으며, 대학원을 다니면서 힘들게 생활하는 학생도 많다. 오늘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기 자신을 바라보며 생각을 잠시 쉬어갔으면 좋겠다”고 서원했다.
이어 “앞으로도 ‘무이판사판’은 딱딱한 불교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함께할 수 있는 불교를 지향할 것”이라며 “연합법회를 통해 다른 단과대학 학생들과도 함께하며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울릉도=신중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