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불교거사림이 창립54주년을 맞아 지난 반세기 동안 이어온 법문 중심의 신행 전통을 되새기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부산불교거사림(회장 정익수)은 10월27일 부산불교신도회관 법계정사에서 '창립 제54주년 정기총회 및 기념대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법회에는 홍법사 주지이자 한나래문화재단 이사장인 심산스님을 비롯해 정익수 회장과 역대 회장, 원로회원, 신도 및 내빈들이 참석해 창립54주년을 축하하고 부산불교거사림의 발전을 발원했다.
법회는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삼귀의례, 반야심경 봉독, 내빈소개, 회장 인사, 축사, 감사패 전달, 축하공연, 초청법문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초청법사로 법석에 오른 심산스님은 부산불교거사림이 54년 동안 이어온 법회와 신행활동의 의미를 되짚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재가불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먼저 부산불교거사림과의 오랜 인연을 소개하며, 거사림이 부산불교 발전에 기여한 가장 큰 공덕으로 '법문 중심의 신행문화 정착'을 꼽았다.
심산스님은 “과거에는 큰스님들의 법문을 듣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지만, 부산불교거사림은 매달 스님들을 초청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법회를 꾸준히 이어왔다”며 “단순히 복을 빌고 가피를 구하는 신앙에 머무르지 않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신행단체를 이끌어왔다는 점이 부산불교거사림의 가장 큰 가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5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법회를 이어온 원동력을 설명하며 <불유교경>의 가르침을 인용했다.
심산스님은 “작은 물방울도 끊임없이 떨어지면 마침내 바위를 뚫는다. 중요한 것은 바위를 뚫었다는 결과가 아니라 물방울이 쉬지 않고 떨어졌다는 사실이다”며 “54년의 역사는 어느 한 사람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역대 회장과 회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해온 결과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가불자의 수행은 사찰이나 법당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 직장, 사회생활 속에서 실천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심산스님은 “불교는 스님들만의 불교가 아니며 사부대중이 함께할 때 생명력을 갖는다”며 “절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지만 진정한 수행의 현장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자리”라고 설했다. 이어 “가정에서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고, 직장에서 동료와의 갈등을 극복하며,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살피는 모든 과정이 수행”이라며 “수행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불교 공부의 성과는 거창한 깨달음이나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일상에서 나타나는 작은 변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심산스님은 “화를 조금 덜 내면 인욕보살이 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주면 관세음보살이 되는 것”이라며 “불교 공부의 성적표는 얼마나 많은 경전을 외웠느냐가 아니라 이전보다 화가 줄어들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얼마나 커졌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스님은 부산불교거사림이 다음 세대에도 계승해야 할 가치로 공부와 수행, 사회적 실천을 제시했다.
심산스님은 “연기와 무아, 고와 무상, 중도 등 부처님의 기본 가르침을 끊임없이 공부하고, 그것을 자신의 삶 속에서 수행으로 실천해야 한다”며 “54주년은 결승점이 아니라 또 다른 50년을 향한 출발점이다. 절에서 세상으로, 배움에서 실천으로, 나의 행복에서 우리 모두의 행복으로 나아가는 거사림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정익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역대 회장과 원로회원들의 헌신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지난 1년간 추진해온 주요 사업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정익수 회장은 “부산불교거사림이 54년의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역대 회장과 원로, 회원들이 일궈놓은 전통과 헌신 덕분”이라며 “선배들이 세운 창립 이념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신행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젊은 불자들이 새롭게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아름다운동행을 통한 자비나눔과 네팔 지진 피해 돕기 성금 모금에도 동참했다”며 “부산불교거사림 공식 홈페이지 개설도 마무리 단계에 있어 앞으로 디지털 포교 콘텐츠를 제작하고 온라인 포교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불교거사림은 1972년 7월31일 영도 도서관에서 금강경 강송회를 계기로 창립됐다. 초대 회장 김석배 거사를 시작으로 역대 회장과 회원들의 원력 속에 법문 중심의 신행 전통을 이어왔다. 창립 이후 부산지역의 여러 도량을 거쳐 2010년 12월 부산불교신도회관 법계정사로 법회 장소를 옮겨 매월 두차례 정기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1994년 500회 기념대법회와 2017년 1000회 기념대법회를 봉행하는 등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재가불자들의 불교 공부와 수행을 이끄는 신행공동체로 자리매김해 왔다. 정기법회와 금강경 독송을 비롯해 청년불자 육성, 자비나눔, 디지털 포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사회 속에서 실천하는 재가불자 신행공동체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