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는 지난 9일 ‘한국불교사에서 호국불교 전통의 재조명’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 ||
이렇듯 양면성을 지닌 호국불교의 진정한 가치를 밝히기 위한 담론의 장이 마련됐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소장 법안스님)는 지난 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한국불교사에서 호국불교 전통의 재조명’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호국불교와 관련된 주요 논란거리는 아무리 국가수호라는 대의명분이 있다손 출가자가 총칼을 들고 고귀한 생명을 해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조준호 고려대 연구교수는 그래도 된다고 봤다. 조준호 교수는 “생존공동체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외적의 공격이나 폭압자의 폭력 등과 같은 유사시, 사회참여는 불가피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존립기반인 공동체가 파괴되는 상황에서까지 ‘불살생’과 ‘비폭력’을 부르짖는 것은 자기기만의 비겁함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다만 “평시에는 불교 본연의 정교분리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이중적 구조로 호국불교를 바라볼 것을 제안했다.
반면 두 번째 발제자였던 김용태 동국대 연구교수는 호국불교에 내재된 어용적 성격을 짚었다. 그는 “한국불교의 호국적 전통은 불법보다 왕권이 우위에 있었던 동아시아의 역사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는 불교가 시대와 지역에 적응해 토착화한 것이기도 하지만 불교 본연의 가치와 원형적 교리와는 상당한 괴리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국 근현대사의 호국불교를 주제로 한 논문을 발표한 김순석 한국국학진흥원 목판연구소장 또한 “전쟁과 살육을 전제로 한 호국불교는 승단의 책임자들이 정권과 결탁하지 않는다면 굳이 외쳐야 할 필요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라를 지키는 순기능과 정권을 지키는 역기능을 동시에 내포한 호국불교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체제 유지라는 정권의 필요에 의해 부각된 만큼 극복돼야 할 유산이란 의견이 더 많았다.
토론자로 나선 김호성 교수는 “불교의 본래 가르침에 맞지 않는 호국불교는 드러내 말할수록 실은 크고 득은 적다”고 꼬집었고,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장은 “현대 한국불교의 발전을 좀먹은 요소”라고 비난했다.
이 시대의 호국은 결국 호법(護法)을 지향해야 한다는 쪽으로 가닥이 모아졌다. 김순석 소장은 “불교도들이 자연인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불법을 지키는 데 충실하다면 호국불교가 아닌 호법불교는 그 안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준호 교수 역시 무엇보다 “현대사회에서의 호국불교는 인권과 환경, 불교국가의 연대 등 다양한 분아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나라를 보살피는 호법으로 귀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는 호국불교를 내세우지 않아도, 참여불교와 실천불교는 지속가능하다는 결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