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 로그인 | 회원가입 | ID/PW 찾기  
동문동정
홈 > 동문_동문마당 > 동문동정
     동문동정 입니다.
         
“상처 입은 제주의 땅, 치유·평화의 정토로 거듭나길”...허운스님(25기) 0
 작성자: 석림동문회  2026-04-02 11:44
조회 : 4,518  

제주 관음사, 제9회 제주불교 4·3 추모위령재
4·3희생 무명씨 영가 합동위령재도 함께 봉행
총무원장 진우스님 추도사, 허운스님이 대독
“미움과 대립 넘어 화합·공존의 밝은 미래로”

ㅏㅎ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는 3월28일 경내에서 제9회 제주불교 4.3추모위령재를 봉행했다.
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는 3월28일 경내에서 제9회 제주불교 4.3추모위령재를 봉행했다.
4.3추모 위령재에는 정재계 인사들과 관계 인사들이 동참했다.
4.3추모 위령재에는 정재계 인사들과 관계 인사들이 동참했다.
자비량문화예술단원들도 추모의식에 함께 했다.
자비량문화예술단원들도 추모의식에 함께 했다.

“불법(佛法)을 실천하며 중생 곁을 지키다 장엄히 열반에 드신 17위 스님들과 유족조차 없는 3000여 영가, 그리고 행불무연 영가들의 왕생극락을 간절히 발원합니다.”

3월28일 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주지 허운스님)는 4·3희생 무명씨 영가 합동위령재를 겸하여 ‘제9회 관음사 제주불교 4·3 추모위령재’를 봉행했다. ‘4·3의 역사는 평화를 품고, 역사의 기록은 인권을 밝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 날 추모위령재에는 300여명의 스님과 불자들이 동참하여 4·3의 소용돌이 속에서 민중과 함께하며 희생된 스님들과 이름없는 수많은 영가들의 한을 달래고 넋을 기렸다.

특히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와 전국여성불자회 소속 불자들도 위령재에 동참하여 의미를 더했다. 봄기운이 완연한 이 날 관음사에는 경내 곳곳 봄꽃들이 고개를 내밀면서 포근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이 대독한 추도사를 통해 “오늘 위령재는 단순한 슬픔의 반추가 아닌 잿더미 속에서도 다시 맑은 연꽃을 피워내듯 아픈 과거를 딛고 내일로 나아가기 위한 숭고한 발걸음”이라며 “이를 위해 불교계 희생자와 피해사찰에 대한 온전한 진상규명과 국가 차원의 기념사업이 반드시 이루어져 역사의 정의가 바로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이어 “희생자분들의 억울한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이 아픈 기억을 ‘상생과 화합’이라는 미래의 빛으로 승화시킬 것”이라며 “상처입은 제주의 땅이 진정한 참회와 평화의 정토(淨土)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남은 우리가 지혜를 모아 걸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이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추도사를 대독했다.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이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추도사를 대독했다.

이에 앞서 김용범 (사)제주불교4·3희생자추모사업회장은 봉행사를 통해 “우리는 78년의 시간을 넘어 희생된 모든 생명을 온전히 기억하고자 한다”며 “깊이 참회하는 마음으로 지난 역사를 되새기고, 화해와 상생의 길을 열어가며 자비와 지혜로 평화로운 세상을 이루어 갈 것을 굳게 다짐한다”고 피력했다.

김용범 (사)제주불교4·3희생자추모사업회장.
김용범 (사)제주불교4·3희생자추모사업회장.

해마다 제주불교 4·3추모위령재에 동참해온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사무총장 덕유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오늘 봉행되는 위령재가 희생영가의 해원(解冤)의 장이 되고 남겨진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법석이 되어 이 땅에 화해와 상생, 평화의 인연이 피어나는 소중한 발원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며 “아울러 지구촌 곳곳 전쟁이 하루빨리 종식되어 더 이상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사무총장 덕유스님.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사무총장 덕유스님.

재가 단체장들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추모사에서 “관음사는 제주4·3의 비극 속에서 토벌대와 유격대의 격전지가 돼 많은 스님들이 희생됐고, 수많은 사찰이 불타는 아픔을 겪었다”며 “그동안 오랜 세월에 걸친 진실규명과 많은 스님들의 노력 덕분에 제주4·3은 조금씩 따뜻한 봄을 맞고 있다”고 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오영훈 제주도지사.
김문자 관음사 신도회장.
김문자 관음사 신도회장.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도 “국가권력의 폭력 앞에서 도민의 안식처였던 산사(山寺)는 무너졌고 도내 사찰 80여곳 중 56곳이 소실되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며 “우리가 정성으로 올리는 이 추모의 등불의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평화의 가치를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하는 빛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광수 교육감은 “기억을 교육으로 교육을 실천으로 이어갈 때 비로소 4·3의 아픔은 우리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자 관음사 신도회장은 “이제 제주불교의 아픔은 역사 속에 바르게 기록되고, 정당한 치유와 회복의 길이 열려야 할 때”라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평화와 상생의 길을 굳건히 다짐한다”고 말했다.

김창범 제주4·3희생자 유족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 소중한 추모의 법석을 통해 긴 세월 차가운 암흑 속 피맺힌 원혼들이 극락왕생 하시길 바란다”며 “대자대비한 부처님이시여, 국가폭력에 의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 억울한 영혼들을 굽어 살펴주시고 부처님의 한량없는 자비와 지혜의 원력으로 영령님들의 고통을 거두어주시길, 그리고 그 무거운 짐 내려놓고 극락세계에서 평온히 안식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창범 제주4·3희생자 유족회 회장.
김창범 제주4·3희생자 유족회 회장.
임문철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임문철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임문철 신부(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는 “우리 평화재단은 관음사와 힘을 합쳐서 제주불교에서 수많은 물적 인적 피해가 있었다는 진실이 더욱더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나라에서 보상해야 한다면 제대로 보상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우리 스님들의 희생의 의미가 중요한데, 4.3이 일어나기 전 스님들은 도민들이 독립된 자유사회를 염원하던 그 마음과 함께 하셨고 염원을 가진 도민들이 핍박을 받고 죽어갈 때 그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몸과 생명을 바쳤다”면서 “그분들의 숭고한 뜻을 미래세대에 널리 전하고 전세계에 온전하게 알려질 수 있도록 관음사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음사 회주 혜민스님이 추모법어를 설했다.
관음사 회주 혜민스님이 추모법어를 설했다.

이 날 위령재에서는 관음사 회주 혜민스님이 추모법어를 내렸다. 회주 스님은 “내가 안락하고 평화롭고 악의에서 벗어나며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나길 기원하듯 모든 존재들도 그러하길 기원한다”며 “관음사에는 4·3역사의 흔적 고스란히 남아있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관음굴’이라는 동굴이 있는데 그 안에 슬픈 영혼을 위해 촛불이 불을 밝히고 있으니 부디 관음굴을 참배하길 바란다”고 했다.

관음사 회주 스님이 헌향을 올리는 모습.
관음사 회주 스님이 헌향을 올리는 모습.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이 헌다의식을 올렸다.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이 헌다의식을 올렸다.
관음사 스님들이 영단에서 올리는 화엄시식.
관음사 스님들이 영단에서 올리는 화엄시식.
전국여성불자회 소속 불자들이 120여명 동참했다.
전국여성불자회 소속 불자들이 120여명 동참했다.
4.3희생영가들이 모셔진 영단.
4.3희생영가들이 모셔진 영단.
봄기운 완연한 제주 관음사의 전경.
봄기운 완연한 제주 관음사의 전경.

이 날 행사 내빈으로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성원스님과 중앙종회의원 도성스님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사무총장 덕유스님과 집행위원 정응스님을 비롯 관음사 말사 스님들이 참석했고 오영훈 제주도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제주도 교육감,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김용범 제주불교4·3희생자 추모사업회장, 이연화 전국여성불자회 수석부회장, 김문자 제23교구신도회장, 이영숙 제11교구신도회장, 박숙자 제7교구신도회장, 김녕규 포교사단 제주지역단 부단장, 윤두호 BBS제주불교방송 사장, 오홍식 제민일보 사장 등이 참석했다.

위령재 행사가 끝나도 관음사 경내 영단에 모셔진 4·3희생영가 앞에는 수많은 불자들이 헌화를 하고 원혼을 달래며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자비량문화예술단이 선사하는 추모곡 ‘잠들지 않는 남도’가 한라산 골짜기마다 흐르면서 자비와 희망의 씨앗이 퍼져나갔다.


( 불교신문 2026.03.28 )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