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빠르게 대체해가는 시대, ‘마음’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4월 3일 서울 봉은사 봉은문화회관에서 열린 ‘2026 국제선명상대회 선명상 포럼’은 이 질문을 제기했다.
이날 포럼에는 KAIST 명상과학연구소장 미산 스님과 차지호 국회의원이 발제자로 나서 각각 ‘AI 도반, 진공묘유 그대는 무엇인가요?’와 ‘AI 시대의 선명상’을 주제로 발표하며 기술 중심 논의를 인간의 마음과 존재 문제로 확장했다.
첫 발제에 나선 미산 스님은 지식·지능·지성·지혜를 구분하며 AI와 인간의 차이를 설명했다. 미산 스님은 “AI는 데이터 처리와 패턴 인식으로 지식과 지능 영역을 수행할 수 있지만, 지혜는 고통과 경험을 통해 체현된다”며 “지혜는 살아낸 자만이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를 인간을 대체하는 주체가 아니라 함께 질문하고 탐구하는 ‘도반’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협력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AI를 맹목적으로 따르거나 배척하는 것은 모두 극단”이라며 “중도의 관점에서 활용할 때 인간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차지호 국회의원은 인지과학과 불교적 관점을 결합해 인간의 마음과 자아를 분석했다. 차 의원은 “고통은 여전히 취약 지역에 집중돼 있고 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AI가 던지는 질문을 사회적 차원에서 짚었다. 이어 “AI는 사람을 살릴 수도, 해칠 수도 있는 기술”이라며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과 인식”이라고 말했다.
차 의원은 자아를 고정된 실체가 아닌 기능적 구성으로 설명했다. “자아는 감각·기억·정서·예측이 통합된 운영 시스템이며 ‘나’ 역시 인지적 도구의 산물”이라며 “이를 실체로 착각할 때 괴로움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차 의원은 선명상은 마음의 실체를 규정하기보다 감각과 인식이 형성되고 작용하는 과정을 관찰하는 수행이라는 것이며 인간의 마음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구성되는 과정이자 그 흐름을 있는 그대로 비추어보며 ‘나’라는 동일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자각하는 훈련이라고 분석했다.
또 “AI 시대의 핵심 질문은 기계가 인간처럼 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마음과 자아를 얼마나 자각하고 있는가에 있다”며 “선명상은 기술 발전 속에서 인간의 인식과 존재를 성찰하게 하는 중요한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현대 사회에서 인간은 AI 알고리즘에 영향을 받으며 인식과 판단이 형성된다”며 “정보에 따라 세계관과 선택이 달라지는 시대”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번 선명상 포럼은 AI 기술을 둘러싼 논의를 인간의 마음과 존재 문제로 확장하며, 기술 발전과 함께 인간의 인식과 수행이 병행돼야 함을 시사했다.
( 법보신문 2026.04.1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