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대혜·초의 등 보편적 인물들 중심
불교상담·동사섭·현대불교문화도 조명
근대제주불교-고려승관제 연구 '눈길'

이달 중하순 각 대학들이 학위수여식을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불교박사들도 다수 배출됐다.
본지가 전국대학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학기에 불교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학자는 모두 18명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한 학기에 배출된 불교박사가 10명 안팎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수치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동국대 이외의 대학에서 불교를 전공한 박사가 많이 나온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동국대에서 8명의 박사가 배출된 것을 비롯해 이번에 처음으로 중앙승가대에서도 2명의 박사가 탄생했으며, 동방대학원대 2명, 숙명여대 1명, 연세대 2명, 전북대 1명, 제주대 1명, 한양대 1명이 각각 배출됐다. 또 이들 박사학위논문을 분야별로 구별할 경우 영명연수, 대혜종고, 규봉종밀, 초의의순 등 인물연구가 5편으로 가장 많았으며, 불교사 4편, 응용불교 4편, 교학 3편, 불교미술 2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동국대 정산 스님의 「고려시대 승관제(僧官制) 연구」는 삼국시대 불교 교단사 및 승관제를 중국의 승관제 형성기와 비교 고찰함으로써 고려시대 이룩한 승관제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밝힌 첫 논문이다. 스님은 승관제의 기본 바탕이라 할 수 있는 승과제(僧科制), 승계(僧階)의 성립과 불교사상 및 교단의 발전과정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국가와 불교와의 관계를 조명했다. 또 왕사 및 국사의 임명과정, 사례 등을 통해 승관제가 완성돼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검토했다.
동국대 법상 스님의 「영명연수의 정토관 연구」는 중국불교의 고승인 영명연수(904~975) 스님의 정토관과 수행관이 선의 성도(聖道)적 주체성과 자력과 염불의 정토문적 신앙성의 타력이 조화를 이루는 종교관임을 밝힌 논문이다. 스님은 논문에서 연수 스님의 선정쌍수는 선과 염불의 장점을 상실하지 않고 단점을 보완한 원만한 수행으로 수행자의 목적인 견성과 견불에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동국대 도업 스님의 「『화엄경』「입법계품」의 문학성 연구」는 다양한 문헌적 사상적 접근을 통해 「입법계품」의 문학성을 분석한 논문이다. 스님은 「입법계품」의 구성 요소 및 특징, 교설 내용, 서술 유형, 표현법, 배경과 사건, 이미지 종류와 특징 등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통해 대승경전의 절창인 「입법계품」의 문예적 위상을 고찰했다. 스님은 이를 통해 「입법계품」은 시간과 공간의 한정을 초월해 비로자나불의 깨달음이 상즉상입(相卽相入)의 우주관을 바탕으로 묘파되고 있는 대승불교의 웅대한 설계도이자 불교문학의 나침반임을 강조한다.
동국대 원과 스님의 「12연기의 전개과정 연구」는 불교 해탈도에서 붓다의 정각이나 해탈지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규명하고 나아가 해탈지견으로서의 12연기의 위상을 전반적으로 조명한 논문이다. 스님은 논문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12연기 정형구, 다양한 연기적 사유의 메커니즘, 연쇄를 이루는 구성요소 각각이 지니는 의미, 그리고 문헌사적인 측면에서 성립시기의 하한선을 고찰하는 동시에 경장과 율장, 그리고 불전문학에 기술된 붓다의 일대기 가운데 정각과정에 나타난 12연기를 비교 분석했다. 특히 율장의 기술을 주목해 12연기에 대한 작의나 관찰을 보리수 아래에서 붓다의 해탈체험으로 배대하고 있는 이유와 함께 아비달마 및 대승경전의 12연기의 내용까지도 규명하고 있다.
동국대 요경 스님의 「대한불교조계종 표준본 『금강경』 연구-한문 교감과 한글 번역을 중심으로」는 『금강경』을 단독 주제로 다룬 첫 논문으로 ‘조계종 표준 『금강경』 한문․한글본 편찬 과정에서 논의됐던 한문본의 교감과 한글본 번역의 특징 및 문제점들에 대한 보완을 모색한 논문이다. 여기에는 금강경에 대한 서지학적 및 역경사적인 검토, 조계종 표준본 『금강경』 한문 한글본의 편찬과정과 특징, 표준본 『금강경』 보완에 대한 논자의 의견 제시 등을 비롯해 국내에선 처음으로 『금강경』 고대 사본에 대한 서지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동국대 박찬욱 박사의 「불교상담 프로그램 개발과 효과성 연구-초기불교를 중심으로」는 초기불교의 교학과 수행에 근거해 불교상담의 이론적 배경을 모색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구조화된 불교집단상담 프로그램을 구성해 실시한 후 그 효과성을 상담심리학적 방법으로 검증한 논문이다. 박 박사는 지난해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암환자 15명을 대상으로 경기도 양주 육지장사에서 불교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실시함으로써 이들이 불안, 우울, 대인예민성 및 적대감과 같은 심리적 문제들의 완화에 효과가 있음을 실증적으로 밝혔다.
동국대 황금연 박사의 「대혜종고 선사의 『서장(書狀)』 연구」는 『서장』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 논문이다. 황 박사는 『서장』의 구성과 그 내용을 정리하고 『서장』을 통해 엿볼 수 있는 대혜라는 수행자의 인물됨과 수행자상을 탐구했다. 또 『서장』에 나타나 있는 당시 선수행자들의 문제점과 대혜 스님의 처방을 통해 간화선을 정리했다. 황 박사는 이를 통해 대혜 스님의 간화선은 승속을 비롯한 일체의 차별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간단명료한 공부라는데 그 장점이 있음과 함께 간화선이 지닌 장점을 일생을 통해 몸소 실천한 선사가 바로 대혜 스님임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동국대 박동춘 박사의 「초의선사의 다문화관 연구」는 초의 스님과 관련된 많은 자료의 발굴을 토대로 초의 스님의 생애, 다도정립과 선다(禪茶)사상, 북학파 경화사족(京華士族)들의 초의차 애호 현황, 초의 스님의 선다 계승 문제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박 박사는 특히 초의차가 경화사족들에게 차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킴으로서 이들이 우리 차의 우수성을 폭넓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초의 스님에 대한 이들의 강력한 지지에 힘입어 한국 차문화가 중흥될 수 있었음을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해 규명했다.
중앙승가대 제1호 박사학위 논문인 지은 스님의 「규봉종밀의 선사상 연구」는 ‘지사상(知思想)’을 중심으로 종밀 스님의 선사상을 체계적으로 규명한 논문이다. 스님은 종밀 스님에 영향을 주었던 신회 및 징관 스님의 사상을 조명한 후에 지(知)를 역사적 근원, 교학적 근거, 작용성, 역할로 분류해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스님은 또 종밀 스님이 밝힌 선과 교가 서로 보완하고 화해하지 않으면 안되는 10가지 이유를 제시하고, 종밀 스님이 가장 의식했던 홍주종에 대한 비판을 세밀하게 논하고 있다.
중앙승가대 각정 스님의 「현대 한국 불교문화 대중화의 연구-선수행, 연등축제, 산사음악회, 템플스테이 중심으로」는 불교문화 프로그램을 평가할 수 있는 분석틀을 구성하고, 그 분석틀에 따라 실제 운영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한 논문이다. 이를 위해 스님은 참여체험-연계형 프로그램으로 연등축제, 참여체험-단독 프로그램으로 템플스테이와 선수행 프로그램, 관람-단독형 프로그램으로 산사음악회를 제시하고 그 참여효과를 구체적으로 비교해 보여주고 있다.
동방대학원대 송인정 박사의 「단청문양을 통해 본 한국사찰의 연화장세계 연구」는 단청문양이라는 프리즘으로 한국불교문화에 있어 연꽃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밝힌 논문이다. 송 박사는 단청의 연꽃문양은 정연한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그것이 곧 연화장세계임을 경전내용과 함께 현장의 다양한 사례들을 들어 규명하고 있다. 또 각 나라 연꽃의 기원과 경전 속의 연화장세계를 통해 한국불교에서 연화표현의 의미도 고찰했다.
동방대학원대 우인보 박사의 「불탑신앙의 기원과 그 역사적 전개 연구」는 기존 불탑 연구가 유물이나 유적 중심으로 진행돼왔던 틀에서 벗어나 경전에 대한 분석을 통해 불탑에 대한 기원과 신앙사상을 고찰한 논문이다. 불탑 기원에 대한 고찰, 수투파․투파․챠이뜨야․부도 등 불탑의 어의, 동아시아 불탑의 분류와 종류, 불탑신앙의 역사적 전개와 변형, 탑돌이 의식과 비보사탑사상 등 불탑신앙과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보여주고 있다.
숙명여대 라정숙 박사의 「고려시대 정토신앙 연구」는 아미타신앙을 중심으로 고려시대 신앙의 흐름을 고찰한 논문이다. 라 박사는 이 논문에서 아미타신앙과 관음․지장신앙은 고려시대 가장 성행했던 신앙이지만 고려 후기에 접어들면서 관음과 지장신앙이 점차 아미타신앙과 결합하면서 내세신앙을 구성하는 모습을 모임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다.
연세대 박인석 박사의 「영명연수 『종경록』의 ‘일심(一心)’사상 연구」는 법안종 영명연수 스님이 편찬한 『종경록』 100권의 중심사상과 그것의 편찬원리가 무엇인지를 해명한 논문이다. 박 박사는 다양한 문헌고찰과 논증을 통해 『종경록』의 중심사상은 ‘일심’에 있고, 그것의 편찬 원리는 ‘일심에 근거한 관심석(觀心釋)’에 있었음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연세대 첸밍화(陳明華) 박사의 「고려시대 관음신앙과 불화의 도상 연구」는 현존하는 고려 독존 관음 불화 작품을 도상에 근거해 수월관음, 백의관음, 천수관음 및 연화수관음 등 유형으로 나누고 고려시대의 관음신앙 및 도상의 발전 관계에 대해 고찰한 논문이다. 대만인으로 지난 30년간 불화를 연구해 온 첸 박사는 이러한 연구를 통해 고려불화의 주체성과 특수성을 정립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북대 김연희 박사의 「자아초월을 위한 영성교육의 탐구-동사섭을 중심으로」는 용타 스님이 계발한 영성수련 프로그램인 동사섭을 중심으로 자아초월 영성교육이 현대교육에 주는 시사점을 탐구한 논문이다. 김 박사는 정체, 대원, 수심, 화합, 작선 등 동사섭의 삶의 5대 원리에 내재된 초월성의 내용과 수행법의 특징을 고찰하고, 동사섭과 불교, 자아초월심리학, 그리스․로마철학의 자아초월 영성교육의 목적 및 방법 내용 비교한다. 또 동사섭 영성교육이 욕구, 분노, 자아에 대한 집착을 초월케 하는 등 현대교육에 주는 시사점도 심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제주대 한금순 박사의 「근대 제주불교사 연구」는 개항기에서 해방시기까지 제주불교의 흐름 속에서 제주불교의 시대적 특징을 고찰한 논문이다. 근대 제주불교의 태동에 대한 구체적인 조명을 비롯해 일제시대 활동했던 사찰의 전모, 1910~20년대 불교계의 항일운동, 1930년대 제주불교연맹 활동, 1940년대 제주불교의 동향과 해방직후의 조선불교 혁신승려대회 등 굵직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자료들을 수집하고 정리해 근대 제주불교의 성격을 밀도 있게 규명하고 있다.
한양대 한상길(선학 스님) 박사의 「고판화의 박물관교육 내용과 방법에 관한 연구-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의 경우를 중심으로」는 고판화 박물관의 교육적 가능성과 한계를 고찰한 박물관교육학 분야의 첫 박사학위 논문이다. 한 박사는 이를 통해 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유물을 교육의 소재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고판화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유물과 이를 이용한 교육 방법 및 성과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