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을 도왔던 비구니 의병장도 있었으며, 비구니 팔경법 수계는 대애도 고타미 비구니 1인에게 한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비구니연구소(소장 본각)는 최근 한국 비구니승가의 발자취를 기록한 『한국 비구니승가의 역사와 활동』을 펴냈다.
한국비구니연구소가 전체적인 한국 비구니승가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려는 취지에서 기획한 이 책은 전체 3부로 구성돼 있으며 12편의 논문이 수록돼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황인규 동국대 교수의 ‘전·근대 비구니도량의 존재양상과 전개’다. 황 교수는 이 논문에서 비구니 스님들도 의승군으로 활동했음을 소개하고 있다.
여수 흥국사의 자운 삼혜 스님이 대표적인 인물로 그는 800여 명의 의승수군을 이끈 비구니 의승대장으로서 이순신 장군의 수군이 남해일대의 전투에서 승리하는데 큰 기여를 했음을 밝혔다. 또 오늘날까지 비구니를 차별하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는 비구니 팔경법이 사실은 모든 비구니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고타미 비구니에게만 한정된 수계였음을 『십송율』의 기록을 통해 밝힌 운월 스님의 ‘동남아시아 비구니승가의 역사와 현황’ 등 논문도 크게 주목할 만하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초기불교 비구니승가와 비구니(백도수) △초기 중국불교 비구니승가의 성립과 배경(이미령) △동아시아 비구니의 근대와 그 특징-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조승미) △한국 비구니승가의 태동과 전개(김영미) △조선시대 왕실 중심의 비구니 승가(이기운) △근·현대 비구니사의 전개와 문중확립(하춘생) △한국 비구니승가의 교육과 법계제도(본각) △비구니선원의 수행과 생활문화(오인) △한국 비구니승가의 포교와 사회활동(현담) △한국 비구니 해외활동과 국제교류-1976~2009(원묘 일진) 등 논문이 게재돼 있다.
한국비구니연구소장 본각 스님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비구니들의 발자취를 기록하고 정리함으로써 비구니의 수행현장과 문화전통도 유지·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록에는 922곳의 한국 비구니가람 주소록이 게재돼 있으며, 지난 1999년 창립된 한국비구니연구소 연표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