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종특별교구장 자광스님이 개인 명의 재산을 입적후 군종교구에 출연한 까닭과 시신및 장기기증을 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희(古稀)를 바라보는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 자광(慈光)스님이 개인명의 재산을 입적 후에 군종교구에 출연하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했다. 또한 스님은 지난 2005년 9월 생명나눔실천운동본부에 장기기증 서약을 하기도 했다. 출가생활을 하면서 형성된 정재(淨財)는 물론 육신까지 부처님을 위해 회향하기로 이미 결심한 사실도 밝혀졌다.
종단 방침 “적극 지지”
지난 20일 본지 기자들과 만난자리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한 자광스님은 “무소유 정신은 출가할 때부터 스님이라면 누구나 갖는 생각”이라면서 “사바세계와 회향을 할 때는 당연히 무소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생 부처님의 은혜로 살아온 만큼 세상을 떠날 때 모든 것을 부처님 앞으로 하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군종교구에 개인명의 재산을 기증한 이유에 대해 자광스님은 “군포교는 앞으로 종단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포교”라면서 “기증한 재산이 군포교를 위해 사용된다면 이 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승려 개인명의 재산의 사후 등 출연에 관한 령’에 대해 자광스님은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스님은 “오래 전부터 그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밝혔다”면서 “원불교가 발전하고, 천주교가 강한 조직력 갖고 힘을 쓰는 것도 성직자의 재산을 교단에 환원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행령과 관련 종단 일부에서 반발하고 있는 움직임에 대해 자광스님은 “(개인명의 재산에) 착(着)을 붙이면 아직도 중생세계를 떠나지 못한 것”이라면서 “(그 같은 태도는) 출가인의 본분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광스님은 “부처님 재산을 늘리고 사업(전법)을 번성하게 하는 것은 불자에게는 수행이고 본분인데, 어찌 개인 소유물이 될 수 있는가”라면서 “태어날 때 갖고 온 것도 아니고, 갈 때도 빈손으로 가는 것이 세상의 진리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누구도 세상을 떠날 때 단 한 푼도 갖고 갈 수 없는 것입니다. 아무 소용없는 짓이에요. 모든 것을 다 인계하고 가면, 후세 사람들이 얼마나 공적(公的)으로 빛나게 사용할 수 있습니까.”

군종교구장 자광스님의 유언장(위)과 기증희망등록증(아래)
자광스님은 지난 2005년 9월 당시 총무원장 법장스님이 생전에 시신과 장기기증을 약속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당신도 생명나눔실천운동본부에 같은 내용의 서약을 했다. 서약한 까닭을 묻는 질문에 자광스님은 “원래 버리고 갈 몸뚱입니다. 이 몸뚱이 그대로 가져가서 무슨 소용이 있겠냐”면서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四大)가 모였다, 지수화풍 사대로 흩어지는 것으로 자연으로 환원시키는 것이고, 그럴려면 중생에게 이로운 일을 하고 가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개인명의 재산을 군종교구에 출연하고, 시신과 장기기증을 실천하는 배경에는 은사 경산(京山)스님의 가르침에 있다. 1970년대 총무원장과 동국대 이사장을 역임한 경산스님은 교구본사를 문중사찰로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있었음에도 이를 사양했다. 상좌들이 “교구본사 하나는 있어야 되지 않습니까”라고 건의했지만, 경산스님은 “나부터 그런 일을 하지 않아야 모든 종도들이 사심(私心)을 버리고 공심(公心)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우리 권속부터 실천하자”고 했다.
지난 2009년 7월 군종특별교구장으로 취임한 자광스님은 전법(傳法)의 중요성에 대해 경전 내용을 언급하며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스님은 “가사정대경진겁(假使頂戴經塵劫) 신상좌변삼천(身床座遍三千) 약불전법도생(若不傳法度生) 필경무능보은자(畢竟無能報恩者)”라는 게송이 있다”면서 “경전을 머리에 다 넣어도 부처님 말씀을 중생에게 전하지 않으면 필경에는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게송의 의미에 대해 자광스님은 “부처님 은혜를 갚으려면 포교를 열심히 해야 되고, 스님으로서 소임과 사명을 다하는 것이 바로 포교”라고 힘주어 말했다.
군종특별교구장 자광스님은 “선례를 남겨 놓으면, 다른 스님들에게 삶의 목표를 하나 주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존재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이쪽으로 뜻을 낼 분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자광스님은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고,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면서 “몸뚱이 자체도 자연으로 환원시키고 가야하는데, 물질인들 가져간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무소유 실천의 뜻을 담담하게 밝혔다.
▲ 자광스님 =
1942년 출생. 1957년 지리산 화엄사로 출가했다. 1959년 손경산 스님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하고, 화엄사ㆍ해인사ㆍ건봉사ㆍ상원사 등에서 참선 수행했다. 1963년 해인사 강원을 수료하고 자운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1968년 동국대 인도철학과를 졸업했다.(종비생 1기) 1977년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계율을 전공하여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법호는 불영(佛迎).
1970년 군승 중위로 임관해 육군 각 법당에서 군포교에 매진했다. 1980년 군승단장에 취임했고, 1993년 국방부 군종실장에 취임해 군법사 정원을 100여 명으로 증원했다. 1995년 대령 예편한 후 용인에 반야선원을 개원했다. 용인불교 사암연합회 회장을 역임했고, 경기지방경찰청 지도법사, 안양교도소 교정위원으로 전법을 실천하고 있다. 2009년 7월24일 제2대 군종특별교구장에 취임했다.
1990년 보국훈장 ‘삼일장’, 1992년 조계종 포교대상을 수상했고, <신라 자장율사 연구> <멍터구리 부처님> <요령소리> 등의 저서가 다수 있다.
이성수ㆍ허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