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스님 지음/ 명진출판
강력한 직접 표현이 불교의 정수를 맛보게 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그 가능성은 초기경전에서 찾을 수 있고 이를 위해선 바다를 항해하듯이 항로를 잘 찾아하며, 그 항해엔 잘 연구된 지침서가 필요하다. 초기경전의 바른 이해에서 좌표를 찾는 미산스님의 유용성은 이렇다.
초기경전 읽어야
핵심교리 체득…
경전 原典에 담긴
고유 에너지 느껴
“초기경전을 꾸준히 읽어야 연기법 일체법 삼법인 사성제의 4가지 핵심교리를 명료하게 체득할 수 있다. 이렇게 불교의 기본 틀이 마음속에 잡히면 불교 공부의 참 재미를 느끼고 대승경전과 선어록을 꿰뚫어 보는 직관력이 생긴다.” 그렇다면 초기경전은 어떻게 쉽게 읽을까. 부처님의 말씀이 그대로 살아있는 기록경전이라서 ‘시간여행’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8정도를 걷듯이’ 책을 8강으로 편성해 그 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해설법이 길잡이로 등장한다. 정견이 곧 긴 항해의 항로를 알게끔 만들어주는 것이다.
중앙승가대 교수이며 백운암 상도선원 선원장인 미산스님이 상도선원에 ‘경전학당’을 열어 경전을 강의하고 있다. 초기경전으로 시작된 3년 과정의 강의는 <금강경>을 넘어 <능엄경> <원각경>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간화선이나 위빠사나 수행은 모두 경전적 근거를 알아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 부처님이 왜, 어떻게 수행하라 하셨는지를 알기 위해선 초기 경전 읽기가 기본이다.” 시작은 ‘경전의 바다로 여행길’이다. 나침반은 앞의 4가지 핵심교리가 맡았다. 로드맵은 제1강 담당이고, 항로는 5개의 ‘강’으로 그려졌다. ‘삶과 우주의 이치’를 밝히는 연기법이 2강, 오온과 십이처 십팔계의 ‘일체법’은 3강이고, ‘우주만유 진리의 도장’인 삼법인은 4강, 사성제와 팔정도가 5강, 그리고 ‘업과 윤회, 그리고 12연기’는 6강이다.
긴 항해 항로는 최종 항구 정박지인 7강과 8강에 이르러, <육방예경> <행복경> <자애경> 등을 통해 ‘생활 속의 연기법 수행’과 구체적 연기법 실천을 모색하고 있다. 빨리어와 우리 글을 동시에 보며 긴 항로를 마친 느낌은 “부처님께서 바로 옆에서 구어체로 일러주시는 것 같다”고 적었다. 표현이 쉽고 간결한 <자애경> <행복경> <보배경>이 구어체와 만나 아름다운 선율까지 맛보게 한다.
근 500년 동안 암송으로 전해졌다가 패엽경으로 필사된 초기경전의 정확성에 대해 저자는 영국 유학 중 실체적 진실로 확인하고 있다. 그는 부처님 당시의 설법에 가장 가까이 가고 현실에 맞는 지혜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 초기경전으로 선택했다.
아울러 경전을 원전으로 읽으면 “거기서만 느껴지는 고유의 에너지가 있다”고 설명한다. “초기경전 반복 독송은 자유의 단맛을 느낄 수 있다. 초기경전은 모두 해탈로 인도한다는 뜻의 ‘한맛(一味)’으로 압축된다.”
선불교와의 차이는 ‘논리훈련’에 있다. ‘담마(法)’는 일체의 존재현상을 명료하게 보기 위한 훈련이다. 그래서 초기경전은 분석적이고 논리 훈련에 유용성이 크다. “직관으로 들어갔다고 할지라도 남들을 교화하고 그 직관의 세계로 인도하려면 자세한 분석이 필요한데, 초기 경전의 직접 표현이 그런 요소를 다 갖고 있다.”
저자는 빨리어를 전공하고 영국에서 이런 직접 표현에 가장 근접한 연구를 강행했었다. 옥스퍼드대에서 ‘남방불교의 찰나설 연구’로 철학박사 취득 후 하버드대 세계종교연구소를 거치며 이론 체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불교신문 2617호/ 4월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