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덕 장육사를 창건한 나옹스님이 중국 당나라 유학 중 지공화상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중국 북경 법원사 법당 내부. 사진은 법원사 스님들이 중국전통불교식으로 예불을 올리고 있는 모습.

영덕 장육사 주지 효상스님이 이끌고 있는 ‘나옹스님을 찾아 떠나는 108 성지순례단’이 사찰을 창건한 나옹스님의 발길을 찾아 중국 북경 일원을 순례했다. 사진은 108순례단이 9일 북경 법원사 법당 앞에서 법회를 봉행하고 있는 모습.

108순례단이 8일 순례일정 가운데 처음으로 방문한 중국의 대표적인 고찰인 북경 영광사. 사진은 부처님 치아사리를 모신 사리탑.
장육사 창건 나옹스님
발자취 따라 특별순례
남녀노소 신도 100여명
“나옹스님 정신 선양”
영덕 장육사(주지 효상스님)는 고려시대 고승 나옹혜근(懶翁惠勤) 선사의 발길을 찾아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중국 북경에서 성지순례를 진행했다. 사찰을 창건한 나옹스님의 발자취를 찾아 매월 한 차례 성지순례를 진행하고 있는 장육사는 제27차 순례지로 스님이 지공화상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법원사가 있는 중국 북경을 선택했다. 장육사 순례단은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북경 일원 사찰을 참배하며 불자로서 신심을 다졌다. 중국불교 문화의 진수를 체험한 순례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경북 영덕군 창수면 갈천1리 120번지 운서산에 자리잡은 천년고찰 장육사(裝陸寺). 제11교구본사 불국사 말사인 이곳은 1355년(고려 공민왕 4) 나옹스님이 창건한 천년고찰로 잘 알려져 있다. 때문에 장육사는 나옹스님의 사상을 계승하기 위해 영덕군과 함께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선양사업을 전개해 왔다. 특히 지난 2008년 3월부터 매월 한 차례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나옹스님을 찾아 떠나는 108 성지순례’는 지역 불교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그동안 신도들과 국내 성지를 참배한 장육사는 제27차 순례는, 보다 특별하게 준비했다. 나옹스님이 지공스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법원사 등이 있는 중국 북경을 순례지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번 성지순례에는 엄마 손을 잡고 따라온 초등학생에서부터 90살이 넘은 노보살에 이르기까지 경북 포항, 영덕, 울진 등에서 동참한 지역 불자 100여 명이 동참했다.
장육사 순례단은 8일 오전 북경 시내에서 멀지않은 영광사(靈光寺)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순례일정에 나섰다. 영광사는 수.당대부터 명.청대까지 창건된 사찰 8곳이 모여 있는 팔대처(八大處)에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사찰로 부처님 치아사리를 모신 사리탑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어 팔대처 가운데 사처(四處)에 해당하는 대비사(大悲寺)와 길이 5.3미터, 무게 54톤의 대형 청동와불이 모셔져 있는 와불사(臥佛寺) 등을 참배하고 이번 순례의 핵심인 법원사(法源寺)를 방문했다. 당대에 건립된 천년고찰 법원사는 우리나라 승가대학 격인 불교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나옹스님이 당나라 유학 후 지공화상에게 법을 이어받은 사찰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순례단은 이날 법원사 도량 곳곳을 참배하고 법당 앞에서 주지 효상스님의 집전으로 간단한 법회를 열었다. 때마침 법원사 법당에서는 현지 스님들이 예불을 올리고 있어 중국 전통불교의식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날 순례단을 맞은 법원사 불교학원 강사 각등(覺燈)스님은 불자들에게 “수년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당시 한국불교의 전통과 불자들의 깊은 신심에 감명을 받았다”면서 “앞으로도 불자로서 자긍심을 잃지 말고 열심히 신행활동을 해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든을 넘긴 어머니 김병인 씨와 함께 동참한 김외순(법명 법성화) 씨는 “중국방문이 처음인 어머니를 위해 순례에 나섰지만, 중국불교의 색다른 면을 볼 수 있어 불자로서 좋은 경험을 했다”면서 “앞으로 장육사 신행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와 함께 순례단은 북경 최대 규모의 라마교 사원인 옹화궁(雍和宮)을 비롯해 만리장성, 명 13릉, 천안문 광장, 만리장성, 용경협 등 돌아보며 중국문화의 진수를 체험했다. 장육사 주지 효상스님은 “장육사는 나옹혜근 선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도량으로 스님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중국성지순례를 마련했다”면서 “불자들이 중국 현지에서 나옹스님의 선풍과 불교문화는 물론 중국 전통문화를 눈으로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강조했다.
중국 북경=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순례 계기로 법원사와 자매결연 추진”

장육사 주지 효상스님
“많은 인원이 동참한 해외순례가 무탈하게 회향할 수 있는 것은 묵묵히 모든 일정에 적극적으로 따라 준 불자들 덕분입니다.”
중국 북경일원에서 진행한 제27차 ‘나옹스님을 찾아 떠나는 108 성지순례’를 회향한 장육사 주지 효상스님〈사진〉은 먼저 순례에 동참한 모든 불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동참한 불자 가운데 70~90세에 이르는 어르신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효상스님은 “연세가 많은 노보살들이 많은 만큼 항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면서 “다행히 날씨도 좋고 신도들이 일사분란하게 협조해 줘서 그 어느 순례보다 값진 경험을 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02년 9월부터 장육사 주지소임을 맡고 있는 효상스님은 부임 초기부터 사찰을 창건한 나옹스님의 선양사업에 관심을 가졌다. 스님은 “나옹스님의 사상을 재조명하는 학술세미나와 스님의 선풍을 직접 체험하는 108 성지순례 등을 진행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3월부터 매월 음력 10일 순례에 나섰다. 매회 평균 불자 120여 명이 참석하는 장육사 108순례는 지역에서도 인기가 높다. 내년 3월 북한 땅에서 108순례 회향을 목표로 세우고 있는 효상스님은 “나옹스님과 인연이 있는 사찰을 국내외에 90여 곳이고, 북한 금강산, 개성도 포함돼 있다”면서 “당초 중국순례를 마지막 회향지로 계획했는데,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돼 일정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순례를 계기로 법원사와 자매결연을 추진할 것”이라며 “더불어 양국 불교계는 물론 영덕군, 북경시 등 지자체 간의 교류를 잇는 가교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중국 북경=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지공.무학스님과 한국불교 3대 화상
나옹스님 생애
지공선사, 무학대사와 더불어 한국불교의 3대 화상으로 추앙받고 있는 나옹혜근(懶翁惠勤, 1262~1342)스님은 고려 공민왕과 우왕의 왕사를 맡으며 국가와 불교발전에 크게 기여한 선승이다. 나옹스님은 1320년(충숙왕 7) 경남 영덕에서 태어나 20세에 문경 묘적암에서 요연 선사를 은사로 출가했다. 스님은 양주 회암사로 옮겨 수년간의 치열한 정진 끝에 깨달음을 얻었다.
이후 스님은 1347년 원나라로 유학을 떠나 10년 동안 머물며 지공선사와 평산처림 선사 등을 만나 가르침을 받았다. 39세 나이에 유학을 마치고 고려로 돌아온 스님은 공민왕의 간곡한 요청에 신광사에 머물며 수행 정진했다. 또 1355년 영덕 운서산에 자리한 장육사를 창건하기도 했다. 이후 왕의 간곡한 만류를 뿌리치고 산천을 주유하며 인연 따라 법을 설하다 1371년 공민왕으로부터 왕사로 책봉 받는다. 만년에는 회암사 중창에 온 전력을 기울였지만, 1376년 5월 중신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밀양 영원사로 추방되던 중 여주 신륵사에서 법랍 38년, 세수 57세를 일기로 입적했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불교신문 2615호/ 4월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