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진치 삼독으로 인해 빚어진 반인권적인 제도와 법, 사회적 통념을 개선시키는 것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책무다. 3년간 힘없는 이들을 가장 가까이서 만나며 고통을 나누는 계기가 됐다. 행복했다.”

지난 8일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 인권위원의 3년 임기를 원만회향한 법안스님(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
사진)은 이같은 소회를 밝혔다.
“힘없는 이와 함께한 3년…행복”
장애인 · 연령 · 학력 등 차별풍조 꼭 개선돼야
“10년간 정부기관서 경험, 종단발전으로 회향”
법안스님의 인권활동의 대전제는 ‘자비심’이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에 대한 자비심은 모든 존재가 차별없이 같다는 마음이며, 무엇이든 선입관 없이 있는 실상 그대로 볼 때 생겨납니다.” 스님은 인권위원 시절 임신한 고3 여학생에게 학교가 자퇴를 강요했을 때, 미혼임신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결론을 내리고 해당 여학생을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조치했다. 기독교 신자를 교수임용 조건으로 내건 한 기독교계 학교에 대해 평등권 침해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인권위 활동을 하면서 스님은 “합리적 기준 없이는 어떤 차별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몸소 깨우쳤다”며 “장애인 차별, 연령 차별, 학력 차별 등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차별풍조는 꼭 개선돼야 할 인권문제”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조계종 출가자 자격에 명시된 내용도 합리적 기준을 갖고 재론돼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법안스님은 오늘날 한국사회의 인권현실을 짚으면서 “성장과 개발을 이유로 한 사회적 갈등과 반목이 커지면서 사회 소수자들을 향한 너그러움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국가와 종교가 힘없는 이들과 손잡고 그들을 이끌어주기 위해 존재하는 만큼, 용산참사와 같은 비극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스님은 인권위원 외에도 지난 2000년부터 국민고충처리위원회(국민권익위원회 전신), 국방부과거사위원회 등에서 10여년간 위원으로 활동했다. 조계종 스님으로서 법안스님만큼 국가민원기관에 오랜시간 몸담은 예는 드물다.
스님은 그동안 모아둔 활동비 2000만원을 최근 종단에 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올해로 출가수계 만 30년을 맞아 종단발전을 위해 작은 정성이라도 전하고 싶은 마음의 표시다. 스님은 “10여년간 정부기관에서 일하며 얻은 소중한 ‘자산’을 이제 종단발전을 위해 회향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정은 기자
[불교신문 2599호/ 2월17일자]
2010-02-15 오후 9:04:24 /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