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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문수사 주지 지원스님...지원스님(16기, 부회장) 0
 작성자: 석림동문회  2010-02-10 15:55
조회 : 10,439  
부산에 가면 평화도량이 있다. 사찰 주변에는 전쟁터에서 숨진 병사들이 묻혀있는 유엔 묘지가 있고, 태평양 전쟁에 강제 징발돼 죽은 한국인들의 유해를 모시는 평화공원이 곧 들어선다. 사찰 주지스님은 30여 년간 평화를 위해 노력해왔고 지금도 한 길을 걷고 있다. 부산 문수사 지원스님 이야기다. 지난 1월 말 스님을 만나 평화와 소통의 길을 물었다.
 
 
“천지는 나와 한 뿌리, 만물은 나와 한 몸”
 
 
도심 고찰분위기 ‘평화도량’에서 주민과 소통
 
참여불교운동본부 통해 북한어린이 돕기 앞장
 
‘위드아시아’ 설립…국제구호사업에도 적극적
 
  
스님은 총무원 사회부장을 지내면서 신계사 복원을 진두 지휘했다. 한국전쟁 때 미군의 폭격으로 초토화된 신계사는 남측의 조계종 총무원과 북측의 조선불교도연맹 합의로, 남측 불자들과 현대아산의 성금으로 남북이 함께 복원한 남북 화해의 산물이다. 금강산은 이 땅에 불국토 건설을 염원하는 중생들의 마음이 모여 만든 성지(聖地)다. 삼한(三韓)을 통일한 신라인들은 지긋지긋한 전쟁이 끝을 맺고 평화로운 시대가 도래 하기를 염원했다. 그 염원을 모아 방방곡곡에 불교 지명을 붙였다.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답고 물산이 풍부하며 산이 깊어 외적의 침입을 막아내는 최상의 길지(吉地)에 모든 불보살이 거처한다는 금강산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금강산 일만이천 봉우리는 금강산에 거주한다는 1만2000 보살을 지칭하니 이만한 불교성지가 없다. 스님이 신계사 복원에 모든 열정을 쏟은 것은 사찰 복원을 통해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나아가 인류가 굶주림과 갈등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였다.
 
부산 시내 한복판에 곧게 하늘로 뻗은 소나무 군락지가 존재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단청을 하지 않은 고찰(古刹) 분위기가 곁들여져 문수사는 산중 전통사찰 내음을 물씬 풍겼다. 하지만 이곳은 부산 시내 한가운데이며 얼마 전 불사가 마무리된 신생사찰이다. 스님은 “문수사는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포교당이다. 시내에 있다가 군부대를 옮겨가면서 최근 이곳으로 이전해 이제 불사가 거의 마무리됐다. 문수사는 도심에 위치해있으면서 전통사찰의 면모를 갖춘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넓은 주차장에다 땅이 많아 도심 포교는 물론 지역의 문화기능 사회포교 등 다양한 불사를 추진할 수 있는 토대가 잘 갖추어져 있다”고 소개했다.
 
스님은 문수사를 평화 도량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다. 이는 스님이 그간 수행자로서 평생 걸어온 길이기도 하다. 사회부장 시절 금강산 신계사를 복원하는데 앞장서고 종단에 인권위원회 설치를 추진했으며, 지금 북한 어린이 돕기에 나서는 것도, 계층, 인종, 종교, 지역을 떠나 모든 사람이 어울려 함께 잘 살기를 바라는 염원에서다. 스님은 그것이 종교인의 사명이며 종교가 존립하는 이유라고 본다.
 
스님은 의도하지 않았는데 문수사 주변은 묘하게도 평화 관련 건물이 밀집해있다. “문수사 반경 2km 인근에 부산문화회관을 비롯해 부산박물관, 유엔묘지, 평화공원, 유엔 조각공원 등 각종 평화공원과 문화시설이 밀집해있다. 여기다 곧 유엔 평화박물관 및 일제하 강제동원 역사기념관까지 들어서면 문수사 주변은 한국 최대의 평화구역이 된다. 평화구역의 중심이 문수사가 될 것이다. 이는 인간의 존귀함을 강조하고 모든 중생의 행복과 안락을 추구하는 불교 사상과 정확하게 일치 한다.” 스님은 구체적인 계획까지 이미 수립해 놓았다. 일제하 강제동원 역사기념관과 연대해 강제동원 희생자들을 위한 각종 추모 사업 및 세미나 추모 행사를 펼칠 계획이라고 한다.
 
사회부장 시절 남북교류 및 화합, 인권위원회 설치, 국제 구호, 종교화합, 환경 보존 등에 앞섰던 스님은 최근에 북한 어린이 돕기와 원폭 피해 2세 환우(患友)를 위한 쉼터 마련에 앞서고 있다. 스님은 지난해 말 사단법인 참여불교운동본부 이사장을 맡았다. 이 단체는 북한 어린이 돕기를 가장 중요시한다. 창립 후부터 줄곧 신발과 자전거를 보내는 등 북(北) 어린이 돕기에 매진하고 있다. 스님은 이를 이어받아 식량난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위한 먹거리 제공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남북대화가 어려운 상태다. 정부간 대화와 소통이 막힌 상태지만 민간 교류는 계속돼야한다. 그 중에서도 불교의 역할이 크다. 식량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을 위해 첫 사업으로 빵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스님은 이를 위해 오는 3월 북한을 방문해 공장 예정 부지를 둘러보는 등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후원자 모집이다.
 
“참여불교운동본부를 결성한지 5년 됐다. 그동안은 이사스님들의 회비로 충당 했다. 많은 성과를 냈지만 다른 종교에 비하면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후원회를 만들려고 한다. 후원회비는 일괄적으로 3000원 씩만 받을 것이다. 가급적 아이들 명의로 받고자 한다. 남한의 어린이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한달 3000원씩을 북의 어린이를 위해 후원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돈 액수가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이다. 단돈 천원이라도 내면 그 단체와 하는 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바로 이 관심이 중요하다.” 스님은 후원회원 3000명 가량을 예상한다.
 
 
‘원폭 피해 2세들’에 대한 무관심 안타까워
 
작년부터 쉼터 · 후원회 건립위해 동분서주
 
 
스님의 관심은 이 땅에 머물지 않는다. 제3세계 빈곤국을 돕기 위한 국제 구호사업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설립한 위드아시아(WITHASIA)가 스님이 설립한 국제구호단체다. 스님이 널리 홍보하지 않아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간 많은 사업을 소리 없이 전개해왔다. 그 중에서도 장학사업이 단연 돋보인다. 단체 설립부터 5년간 지속한 중국 조선족 중.고등학생 장학금 지원사업을 비롯해, 태국 북부 치앙마이 산악 지역내 소수민족 라후마을 문수초등학교, 인도 유피주 에타하 간즈둔드와르 마을 타타가타 공공초등학교, 인도 산티니케탄 인근 원주민 산탈리 마을 중학교를 설립했다. 또 라오스 비엔티엔 인근 초등학교를 보수 수리했다. 지난해는 베트남 중부에 거주하는 선천성 장애 소년을 한국에 데려와 수술을 했다. 스님은 또 지난해부터 경남 합천에 원폭 2세 환우들을 위한 쉼터와 후원회 건립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스님은 “원폭 피해자가 1세에만 집중되고 대를 이어 고통 받는 2세들에게는 아무런 지원도 관심도 보내지 않는 현실을 두고 볼 수 없어 나섰다”고 한다.
 
문수사가 자리한 남구주민과 불자들과의 소통도 중요한 불사다. 문수사는 2007넌부터 매주 수요일 지역주민들을 위한 무료국수공양을 하고 있으며 지역 내 미인가 경로당과 초등학교 결식아동을 후원한다. 스님은 또 지역주민들을 위해 체육센터 부지를 개방했다.
 
스님은 이 모든 불사가 부처님의 가르침과 합당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천지는 나와 한 뿌리이며, 만물은 나와 한 몸(天地與我同根, 萬物與我一體)이라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다. 부처님의 시야에서 보면 일체 중생은 같은 위치에 있다. 북을 도울 때 정치적 입장을 버리고 한 시대 한 공간에 태어난 것만 해도 큰 인연이라고 생각하면 굶주리는 동포들을 외면할 수가 없다. 불교는 또 세계일화(世界一花)다. 큰 가슴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모두 같은 몸이다. 그들과 나는 같은 뿌리에서 나온 한 몸과 다름 없다. 이 진리만 알면 갈등과 시기 반목이 사라지고 평화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작은 몸짓 작은 실천이지만 나와 문수사가 함께 해나가려 한다.”
 
부산=박부영 기자 chisan@ibulgyo.com
 
 
 
 
■ 지원스님은…
 
1966년 송광사 법흥스님을 은사로 득도. 동국대 선학과를 졸업했다. 조계종 개혁회의 의원, 11대 중앙종회의원, 종립학교 관리위원, 총무원 사회부장, 총무원장 사회문화 특보, 총무원장 남북교류 특보 등을 역임했다. 부산 남구 수영구 사암연합회장, 종단협 산하 불교인권위 공동대표, 사단법인 참여불교운동본부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스님은 시인이다. <산문에 부는 바람> <걸망도 내려놓고 마음도 내려놓고> 등 다수의 시집과 경전해설집을 펴냈다.
 
 
[불교신문 2598호/ 2월13일자]
2010-02-10 오후 12:20:09 /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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