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과 진흥원 및 불교방송의 관계정립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
중앙종회 대한불교진흥원제자리찾기특별위원회(위원장 의연스님)는 오늘(1월28일) 오후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사부대중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삼귀의례와 반야심경에 이어 중앙종회 수석부의장 지준스님의 인사말로 간단한 개회식을 한 후 진행됐다. 토론회 개회식에서 지준스님은 “진흥원은 설립 당시 목적대로 운영돼야 한다”면서 “오늘 토론회가 종단과 진흥원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취지로 인사말을 했다.
이어 진흥원특위 위원장 의연스님은 △조계종과 진흥원의 관계 해석과불교계 기여 방안 △조계종ㆍ진흥원ㆍ불교방송의 상호 기대 역할과 교류협력을 중심으로 발제를 했다.
의연스님의 발제이후 토론회는 진흥원특위 소위원장 선문스님(중앙종회의원)의 사회로 본격 진행됐다. 토론자는 △김영일(조계종 총무원 기획차장) △박원식(불교방송 보도국장) △박준영(전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언론방송인) △허남오(10ㆍ27법난 명예회복심의위원회 위원).
특위 위원장 의연스님 발제문 = 국가기록원 자료와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발간한 종합보고서를 분석했다. 10ㆍ27법난 당시 총무원장 월주스님과 진흥원 이사를 역임한 의현스님, 10ㆍ27법난 당시 합동수사본부 산하 실무대책반에서 활동한 송병욱 법사 등의 진술을 청취했다.
대한불교진흥원은 여러 자료를 고려해 볼 때 대원 장경호 거사는 재산출연자이며, 실제적 설립자는 박정희 대통령이다. 총무원장 재임 중 진흥원 이사를 역임한 의현스님도 진흥원이 ‘정부출연기관의 성격’이라고 증언했다. 진흥원 초대 임원은 대통령이 임명한 설립위원 전원(7인)이 취임했다.
1980년11월21일 사임한 황산덕 이사에 대해 진흥원 이사회가 해임과 취임의 의결도, 해임과 취임의 인가 신청도 하지 않았는데도 문화공보부가 해임과 승인을 승인했다.
진흥원은 10ㆍ27 법난 직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10ㆍ27법난과 불교계 수사를 총괄 지휘한 합동수사본부(정부조직)의 하부조직인 수사자문회의(진흥원 회의록에는 ‘불교정화기획자문회의’로 기재)에 2500만원을 지원했다. 당시 민간의 기부금(지원금)으로 정부예산을 충당하는 법 규정이 없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한불교진흥원은 종교단체임이 명백하다. 진흥원이 1975년8월14일 문화공보부에 발송한 ‘재단법인 설립허가 신청’ 문건의 첨부자료인 ‘재단운영사업계획’을 보면 △불교 조계종 총무원 운영보조 △사찰보수 및 환경정화 지원이 들어있다. 또한 ‘불교계 숙원 사업’으로 △불교연구원 설립 △불교 통일교전 간행 △불교병원 설립 △불교회관 건립 △불교방송국 설립이 제시되어 있다.
10ㆍ27법난을 기점으로 종단과 진흥원의 관계가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10ㆍ27 직후 취임한 황산덕 이사장은 수차례 종단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하는데, 황 이사장 때부터 종단과 진흥원은 거리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진흥원은 1976년부터 1981년까지 적게는 3000만원, 많게는 1억3000만원을 종단(조계종)에 지원했다. 하지만 황산덕 이사장 취임 후 1981년도에 3000만원을 종단 지원금으로 지급한 것을 마지막으로 종단에 대한 지원금 지급을 중단했다.
10ㆍ27법난 이후 진흥원은 임원 종신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전ㆍ현직 전체 임원 30명 가운데 재임 중에 80세가 넘었던 임원은 5명, 타계한 임원은 9명이며, 역대 이사장 5명 중 구태회 이사장을 제외한 4명이 재임 중 타계했다. 임원들의 무제한 연임이 가능하다보니 시간이 갈수록 임원들의 연령이 고령화되고 있으며 신임 임원의 연령 또한 고령화 되고 있다.
진흥원 특위는 자료수집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삼보정재는 제대로 지켜지고 사용되어야 한다는 신심을 갖고 활동에 임했다. 발제문은 시비를 가려 남을 책망하자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불자로서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각자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임을 분명히 밝힌다. 위원회는 무엇보다 사실을 확인하는데 주력했다. 사실에 대한 판단과 판단의 쓰임새 문제는 사부대중의 몫이다. 고 장경호 거사의 발원인 불교중흥이 반드시 그리고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부대중 모두 지혜를 모아주기 바란다.
박준영 전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 대한불교진흥원도 총무원도 불교방송도 사찰도 사물(私物)이 아니고 공물(公物)이다. 초심으로 돌아가면 해결 안 될 것이 없다. 부처님 하신 일 가운데 전법(傳法)이 가장 중요했다는 사실을 알면, 지금의 불교계가 무엇을 할 것인지 명확하다. 21세기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불교의 사상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대원 장경호 거사께서 거금을 쾌척했을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선택과 집중을 했으면 좋겠다. 미디어와 인재 양성 불사에 집중하면 불교계가 앞으로 달라질 것이다. 대한불교진흥원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도, 초심으로 돌아가면 정답이 있다.

왼쪽부터 선문스님, 박원식, 박준영, 의연스님, 허남오, 김영일.
박원식 불교방송 보도국장 = 진흥원의 제자리 찾기의 우선과제는 불교방송과의 관계정립이다. 오늘 발표하는 내용은 개인의 생각이 아니고, 대부분의 방송국 직원 평가가 들어있는 것이다. 종회에서 토론회에 참석해달라는 공문을 접수한 후 전부서가 참여하는 TF팀을 구성해 논의했다. 종단과 함께 불교방송 개국에 참여한 대한불교진흥원이 어느 순간 불교방송에 대해 채권자로 돌변한다. 임대료를 요구한 것이다. 갑자기 불교방송은 채무자가 됐다. 그것이 2005년부터이다. 불교방송 직원들도 진흥원과 소통하고 화합하고 싶다. 조계종과 진흥원이 합심해서 방송 설립한 것처럼, 다시 한 번 종단과 진흥원이 새로운 관계 정립하면, 불교방송의 위상도 달라질 수 있다. 불교방송이 종단과 진흥원의 진정한 협력에서 탄생된 것처럼,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진흥원이 그동안 불교방송 모태임에도 태도가 돌변한 것은 일부 이사의 전횡이 분명이 있었다. 소통과 화합을 가로막는 분이 있다. 대한불교진흥원이 불교방송을 만들고 지원해준 정신으로 돌아가 달라. 불교방송이 좀 더 높은 위상으로 가기 위해 (대한불교진흥원은) 초심으로 돌아가 달라.
허남오 10ㆍ27법난명예회복심의위원 = 대한불교진흥원에 의한 피해가 조계종에는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진흥원이 같이 토론해야 되는데 희석됐다. 10ㆍ27 법난으로 큰 피해가 진흥원이라고 생각한다. 종정스님이 진흥원 이사가 되고, 총무원장이 이사로 있었다. 그런데 현재는 조계종 임원이 진흥원에 한분도 없다. 이것은 가장 큰 피해로 법적으로 거론될 소지가 있다. 대한불교진흥원은 10ㆍ27법난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앞으로 조계종에서 조치하겠지만, 10ㆍ27법난명예회복심의위원회에서도 한 번 짚고 갈 것이고, 그런 방향으로 하겠다. 10ㆍ27법난명예회복심의위원회는 불교 전체의 명예회복 기능을 위해 역사기념관을 건축할 예정이다. 진흥원 문제도 역사기념관에 전시되고 명시될 수 있도록 하겠다. 조계종에서도 법적 문제와, 전시 이후의 문제를 고민해 연구하고 발표해 주었으면 한다.
김영일 조계종 기획실 기획차장 = 발제문에서 나타났듯이 대한불교진흥원의 설립 취지나 목적이 종단 지원에 있다. 예를 들면 종단운영자금이 부족해서 종단 행정을 수행하기 불가능하여 재정 지원을 한 것이다. 대한불교진흥원의 설립 목적에 종단을 지원하는 내용이 있는데, 여기서 종단은 조계종이다. 이러한 설립취지나 목적으로 한 진흥원이 10ㆍ27법난과 1980년대 신군부에 의해 왜곡돼 왔음을 확인했다. 종단과 스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대한불교진흥원의 운영과 구조 등에 왜곡된 영향 끼쳤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진흥원 정관을 개정하여, 종단 인사가 이사 로 참여하여 바람직한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종단과 진흥원의 관계가 재설정되어 불교계 의 총체적 역량으로 결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서 말씀드린 정관의 개정과 이사로서의 참여를 통해 종단과 진흥원의 관계가 재설정돼야 한다. 오늘 토론회를 계기로 다양한 논의와 적극적인 교류가 필요하다. 엄혹한 종교환경 속에서 서로 연계ㆍ연대하는 바탕이 되길 바란다.
토론회는 토론자들의 발표가 끝난 후 종합토론이 이어졌고, 사홍서원을 마지막으로 폐회했다.
다음은 자유토론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박원식 불교방송 보도국장 = 향후 종회차원의 로드맵은 무엇인가?
의연스님 = 오늘 토론회에 진흥원이 참여했으면 좋았는데 아쉽다. 서로 있는 속내를 드러내고 해야 생산적인 토론회가 될 것이다. 먼저 진흥원 사안에 있어 일부에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 신뢰 못 받는 종단이 나서냐하는 우려인데 충분히 근거가 있다. 서로 긴밀하게 유기적 관계를 가져가야 된다. 진흥원 쪽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특위나 종단과 대화해야 한다.
토론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진흥원 이사들과 대화할 수 있으면 할 것이다. 문제를 원만히 풀었으면 한다. 설립초기에는 분명 종단 대표가 들어갔고, 1989년에도 총무원장이 들어갔다. 지금 현재 우려하는 것은 진흥원 이사들이 대표성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 문제는 이사들의 종신제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사들이 매우 신심 있는 불자라는 사실이다. 만약 종단이 개입되어 왔다면 진흥원 재산이 남아났을까는 우려도 있다. 지금정도의 규모를 유지했을까 자신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금 종단은 예전과 다르게 성숙했고, 황산덕 이사장이 재직할 때와는 다르다. 황이사장의 견해가 지금은 맞지 않다. 지금은 종단도 성숙했고, 많이 안정됐다. 종단에서 일반재가단체가 만든 공익법인에 개입한다는 방식은 그쪽의 우려이고 기우이다. 종단에서 요구하는 것은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면 된다.
결론이 앞서가는데 생각은 다음과 같다. 종단 추천이사를 받고, 신도 대표 이사를 받으면 된다. 차제에 진흥원 기존 이사들은 필요하다면 용퇴해야 한다. 종단의 중앙신도회장 등 신행단체 대표나 동국대 총장 등 학계 대표가 들어가야 한다. 불교중흥이라는 대원거사의 유지를 받들어 초심으로 돌아가면 21세기 도전에 직면한 한국불교 중흥불사의 계기될 것이다. 향후 3월 종회에 보고하고, 이전에는 진흥원과 토론하고 대화 하려고 한다. 전향적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문호를 개방해 유기적 관계로 크게 갔으면 한다.(의연스님은 ‘진흥원 이사 종신제’ 발언에 대해 임원 9명이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33년간 재임하는 도중에 타계했다고 부연설명 했다.)
선문스님 = 진흥원 이사가 종신제가 아니고, 임기가 4년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향후 제안은 특위의 입장인지, 발제하신 스님의 개인 생각인지 말해 달라.
의연스님 = 진흥원 특위에서 내린 결론은 아니고 개인 의견이다.
선문스님 = 발표 내용 중에 불교방송 5대,6대, 7대 사장까지 방송과 진흥원 관계 안 좋아졌다고 하는데, 진흥원 일부 이사에 의해서 진흥원과 불교방송 관계 악화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일인가.
박원식 불교방송 보도국장 = 1,2,3,4대 사장과 달리, 5,6,7대 사장 확연히 구분된다. 불교방송 사장은 진흥원 추천에 의해 선임된다. 현재는 복수추전이지만, 6대,7대 사장까지는 단수추천이었다. 추천되면 이사회에서 거르는 장치 없이 자동으로 사장이 되는 구조였다. 가장 유능한 선장이 와야 되는데, 특정이사가 지속적으로 불교방송에 개입하려는 이유 때문에 불교방송과 진흥원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동출스님 = 장상문 사장이 계실 때부터 94년까지는 나름대로 견제되고 협조됐는데, 이후에는 어떻게 된 것인가. 정관 개정을 통해 조계종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이사로 참여하려면 그동안 불교방송 이사들이 제 기능과 제 역할을 했는지 살펴야 한다. 불교방송의 지난 20년을 본 종도의 한사람으로서 직원들의 복지가 후퇴했다. 그것이 진흥원에 일정 책임이 있지만, 구성원과 이사들의 책임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문제를 종단과 원만하게 풀어야 한다. 대화를 하자면 인격적인 공격을 해서는 안 된다.
선문스님 = 대한불교진흥원과 같이 오늘 토론회를 했으면 대화합 차원에서 잘 진행됐을 텐데, 아쉽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같이 하도록 하겠다.
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2010-01-28 오후 5:30:03 /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