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치 최전선인 경기도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oint Security Area, JSA).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로 더욱 잘 알려져 있는 이곳은 분단의 아픔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역사의 현장이다. 그동안 JSA는 지난 1952년 창설된 유엔사령부 경비대대가 판문점 경비와 중립국 감독위원회 지원업무를 맡아 왔으나 한반도 안보환경 변화로 2004년 한국군 JSA 경비대대가 창설돼 한국군이 경비 및 지원 임무를 책임지고 있다.

<사진>군종특별교구장 자광스님 등 군불교 관계자들이 지난 19일 JSA 경비대대 군법당 통일기원 영수사를 방문해 법회를 봉행했다.
‘부대원 무사안전 기원’ 즉석 법회 열어
“여러분 있기에 국민 편하게 생활” 격려
부대 특성상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JSA 경비대대에도 여느 군부대와 마찬가지로 군법당이 들어서 있다. JSA 장병들의 신행활동을 책임지고 있는 호국도량 ‘통일기원 영수사(永守寺)’가 바로 그곳이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는 지난 19일 JSA 경비대대 군법당 영수사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며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날 방문에는 교구장 자광스님, 한송 김상래 법사(국방부 군종실), 혜산 박동진 법사(1군단사령부) 등 군종교구 관계자를 비롯해 김만복 전 국정원장, 명호근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총동문회장, 이재성 영수사 후원회장, 김효율 인천대 교수 등이 동참했다.
이날 오전 방문단이 부대원들의 안내에 따라 JSA의 관문인 통일대교를 거쳐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영수사다. 이어 자광스님 등 방문단은 모든 부대원들의 무사안전을 기원하는 즉석 법회를 열었다. 또 불자장병들의 신행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금일봉과 간식거리를 전달했다. 자광스님은 이 자리에서 “최전방에서 노고를 아끼지 않고 묵묵히 애국의 길을 실천하는 여러분들이 있기에 후방에서 국민들이 편하게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무탈하게 군생활을 이어나가길 부처님께 간절히 기도하겠다”고 격려했다. 손광제 JSA 경비대대장은 “24시간 연중무휴 초긴장 상태로 경계에 임하고 있는 만큼 불교계의 방문은 부대원들의 사기충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장병들의 종교활동을 최대한 보장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주요행사엔 미군도 동참…신행활동 열의
“불교계 방문 사기충전에 큰 도움” 화답
이곳은 2004년 판문점 JSA 경비임무가 한국군으로 완전 이양되면서 생긴 66㎡(20평)남짓의 미군 숙소건물이 종교지로 허가되면서 들어선 법당이다. 전통사찰 형태를 갖춘 일반 군법당에 비하면 초라해 보이지만, 법당으로 사용하기까지도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1960년대부터 전방부대 군포교에 앞장선 이재성 회장의 노력으로 우여곡절 끝에 2004년 12월 낙성법회를 봉행했다. 80여 명 가량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의 명칭은 인근 도라산에 있었다는 영수암의 이름을 따서 ‘통일기원 영수사’로 지었다.
<사진> 밖에서 본 법당 모습.
이재성 회장은 “한국전쟁 당시 남북한 등 16개국 청년들의 한이 서려있는 이곳에 법당을 지어 원한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불사였지만 종교시설 허가 자체가 쉽지 않았다”면서 “당시 1군단장으로 재임했던 임충빈 장군을 비롯해 서울 대성사, 강화 전등사 등의 지원을 받아 어렵게 낙성법회를 가졌다”고 회고했다. 이어 “미군시설을 그대로 인수하다보니 법당 공간이 협소하고 시설이 열악해 신행활동에 지장이 있는 만큼 기회가 된다면 부대 밖 인근 지역 장병들과 주민들도 드나들 수 있는 새로운 도량을 세우고 싶다”면서 “더불어 한국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천도재도 봉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매주 일요일 오후4시 영수사에서 열리는 정기법회에는 30~40여 명이 참석하고 있다. 부처님오신날 등 주요 불교행사에는 부대에 일부 남아있는 미군들도 동참하기도 한다. 매주 영수사에서 법회를 열고 있는 정원 문진석 법사(1사단 11연대)는 “JSA에 군법당이 있는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부대 특성상 법회참석인원이 많지 않지만 신행활동의 열의만큼은 여느 부대에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파주=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불교신문 2593호/ 1월27일자]
2010-01-23 오전 11:42:28 /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