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정각사 학술원 연구원 1기, 장학생 2기 수료식
1년간 40여명에게 3억8천만원 연구비 장학금 지급

군포 정각사 학술원(원장 정엄스님·정각사 주지)이 2월 1일 ‘학술원 연구원 1기 및 장학생 2기 수료식’을 거행했다. 수료식에는 정엄스님을 비롯해 최종남 중앙승가대 명예교수, 김재성 능인불교대학원대 교수와 연구원·장학생 등 30여 명이 참석해 지난 1년의 연구 성과와 신행의 결실을 함께 나눴다.

정각사 학술원은 2025년 한 해 동안 연구원 1기 10명에게 연구비 1억 8천만 원, 장학생 2기 30명에게 장학금 2억 원을 지원해 총 3억 8천만 원의 학자금을 수여했다. 인문학, 특히 불교학의 저변이 약화되고 학문후속세대가 생활과 연구의 불안을 동시에 겪는 시대에, 도심사찰이 불교와 인연 있는 소장 연구자와 학생들에게 연구비와 장학금을 지급한 것은 ‘미래를 위한 회향’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날 수료식은 정각사가 꾸준히 강조해 온 ‘보시와 회향의 선순환’이 학술·교육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정각사는 앞서 지난 1월 18일 열린 신년하례·수계법회에서 초중고 입학생에게 축하금을 전달하고, 법회 참여에 따라 장학금이 적립되는 ‘참여형 적립 장학금’을 운영하는 등 생활 속 신행과 후원을 연결하는 독창적 장학 시스템을 지속해왔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정각사학술원은 박사학위 취득자 및 박사과정 연구원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 연구자가 최소한의 생활 안정 속에서 공부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인재 양성을 심화하고 있다.

2월 1일 수료식 현장에서는 지도교수들의 당부도 이어졌다. 김재성 교수는 “1년간 애썼으며, 여러분이 앞으로 공부하면서 서로 만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불교와 맺은 인연이 굉장히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니, 특히 명상 수행을 해보라”고 격려했다. 최종남 교수도 “이곳에서 수행과 공부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지원해 준 정엄스님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전공이 모두 다르지만 학술적인 연구 토대를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수료식에 앞서 실시된 설문조사에 나타난 연구원들의 응답은, 정각사 후원의 의미를 ‘금액’보다 ‘태도’와 ‘문화’에서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국대 사학과 박사과정 정주연 연구원은 “사찰은 보통 대중들이 보시하는 곳으로만 인식하는데, 스님께선 오히려 대중에게 아낌 없이 회향해주셨다”고 말하며 정엄 스님의 회향 중심 포교 방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또한 법회 뒤 간식과 같은 세심한 돌봄, 사부대중이 함께 독송하는 분위기, ‘보시의 일상화’ 등 정각사 신행 문화가 연구자들에게 심리적 기반과 공동체적 소속감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동국대 국문과 전선영 박사는 정각사 학술원 활동을 통해 전공이 다른 연구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식사와 대화를 나누며 폭넓은 인적 교류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고 밝혔다. 또한 정각사가 후원하는 불교학연구회 하계 워크숍(2박 3일)에 ‘정각사’ 이름표를 달고 참여하며 소속감과 학문적 책임감을 함께 체감했다고 전했다. 일요법회에서는 예불문 독송과 화엄경 강의를 통해 불교를 학문을 넘어 신행으로 체득하게 됐고, 연구비 지원은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유지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학술적 효과도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일부 연구원은 법회에서 배포된 강의 자료와 유인물이 논문 아이디어를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전공 밖 영역(화엄, 유식, 불교미술, 역사·문학 등)을 접하면서 연구의 시야가 넓어졌다고 밝혔다. 연구비는 월세·생활비 같은 생계비부터 도서 구입, 자료조사와 답사, 해외 도록 구매 등 연구의 질을 좌우하는 실질 항목에 쓰였다는 응답이 많았다. “지원이 없었다면 학자의 길을 포기했을 수도 있다”, “신진학자에게 생명과 자존감을 준다”는 고백은, 오늘날 불교학을 포함한 인문학 후속세대가 처한 현실과 그 속에서 정각사 학술원이 수행하는 역할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수료식 말미에 정엄 스님은 후원의 공덕을 ‘사회적 회향’으로 연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엄스님은 “변두리에 있는 조그만 절이지만, 제가 출가해서 부처님 덕분에 도량을 세우고 여러분을 후원할 수 있도록 부처님이 만들어 주셨다”며 “여러분이 이번에 받은 연구비와 장학금이 계기가 되어 더욱 열심히 공부해서 우리 사회와 어려운 이웃들에게 갚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비·장학금 수혜가 개인의 성취로 끝나지 않고, 더 넓은 사회적 책임과 자비의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뜻이 담긴 발언이다.

특히 연구원들은 “불교를 학문으로만 대하던 자신이 법회와 독송, 수행을 통해 ‘삶으로 체득하는 불교’를 경험했다”고 답했는데, 이는 불교학의 다음 세대가 텍스트 연구와 실천 수행을 함께 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한 몇몇 연구원은 프로그램 개선점으로 ‘정각 학술의 날(가칭 정각 학술포럼)’ 같은 성과 공유 자리를 제안했다. 신도들이 “내가 낸 보시가 인재 양성으로 회향되고 있다”는 보람을 확인하고, 연구자들도 발표·토론의 장을 통해 연구의 사회적 의미를 확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군포 정각사의 지원은 개인 연구자와 학생에 그치지 않고 학술단체로도 확장돼 왔다. 정각사는 불교학연구회 등 불교학술단체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하며 학술 생태계의 ‘저변’을 함께 지키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인문학이 위축되는 시대일수록, 도심사찰이 수행·포교의 장을 넘어 학술과 교육의 기반을 보전하고 다음 세대를 길러내는 ‘공공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정각사 학술원의 실천이 보여주고 있다.


( 불교신문 2026.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