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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번뇌가 파도치고 괴로움이 닥쳐올지라도…”...진상스님(11기) 0
 작성자: 석림동문회  2026-02-04 19:26
조회 : 2,672  

수원 봉녕사, 5기 여성출가학교 입재
20대부터 70대까지 9명 女행자 ‘입방’
갈마하고 삭발의식 거쳐 고불식 봉행
학교장 진상스님 “깨달음의 果 얻길”

수원 봉녕사는 1월29일부터 2월12일까지 제5기 여성출가학교를 시행한다. 첫날 입재에서 삭발식 모습.
수원 봉녕사는 1월29일부터 2월12일까지 제5기 여성출가학교를 시행한다. 첫날 입재에서 삭발식 모습.
발우를 받아 지니고 의식을 행하는 모습.
발우를 받아 지니고 의식을 행하는 모습.
출가학교 행자들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경내에 묻고 정진원력을 다지는 모습.
출가학교 행자들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경내에 묻고 정진원력을 다지는 모습.

“얻기 어려운 사람 몸을 받아, 만나기 힘든 불법(佛法)을 만났으니, 저희 출가학교 행자들은 하심(下心)하고 인욕(忍辱)하며 청정대중으로서 화합하고 존중하여 출가행자의 성스러운 길 위에서 신심과 원력으로 물러남 없이 정진하겠습니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청정승가의 일원이 되어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단기출가프로그램, 봉녕사 여성출가학교 5기가 문을 열었다. 수원 봉녕사(주지 진상스님)는 1월29일 경내 대적광전과 육화당에서 여성불자들의 용기있는 발심과 뜨거운 원력을 감축하면서 여법한 의식을 통해 출가학교를 입재하고 부처님전에서 고불식을 봉행했다. 2월12일까지 2주일간 진행되는 이번 여성출가학교에는 9명의 불자들이 입방했다.

이들은 청정도량 봉녕사에서 삼귀의와 오계를 수계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예불과 발우공양, 운력 등 승가의 일상을 그대로 체험하며 수행자로서의 삶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봉녕사만의 특화 프로그램인 ‘붓다볼 선명상’과 ‘행다선 명상’ ‘심신치유 불교요가’ 등을 통해 몸과 미음의 흐름을 통찰하는 힘을 기른다. 한국불교 비구니 승가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어른 스님들의 특별법문을 물론 삼보일배, 자비수참 기도, 사찰음식 특강 등 다채로운 수행과정을 통해 내면의 깊이를 더하게 된다. 규칙적인 식생활과 균형잡힌 일상 습관은 몸과 마음에 평안을 주고, 경전 독송과 수행은 오롯이 ‘나’와 마주하여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지혜를 증장시켜줄 것이다.

출가학교 입방 첫 관문은 갈마의식. 봉녕사 출가학교장 진상스님을 중심으로 율주 적연스님, 석좌교수 도혜스님 앞에 삼배를 올리고 자신의 이름과 법명 나이를 말한 뒤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갈마가 진행됐다. 스님들은 온화한 미소로 행자들을 맞았지만, 행자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갈마를 마치고 이어진 삭발식에서는 마음을 낸 2명의 행자를 제외하고는 일부 머리카락만 잘라 삭발의 의미를 새기면서 다함께 참회진언을 외었다. 율주 스님은 “삭발하는 마음은 연꽃이 해를 기다리듯 하는 법”이라며 “잠시 행하는 삭발도 깨달음을 얻는 씨앗이 되나니, 삭발하고 열반을 증득하라”로 했다. 이어 행자들은 장괘합장을 하고 어른 스님들이 내려주신 발우를 머리에 올렸다. 율주 스님은 “때묻지 않은 청정한 발우를 전하노니 마땅히 세상 중생의 복전(福田)이 되어 거룩한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베풀지어다”라고 말하고 “삭발하여 뜻을 세워 계를 지키고, 애착을 끊으면 싫음을 두지 않느니라. 출가하면 번뇌의 집을 떠나 성스러운 진리 전하는 일이니 일체 중생을 잘 제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석좌교수 도혜스님은 “출가학교에 입교함은 진정한 출가는 아니라 해도 이러한 용기와 마음을 낸 것은 정말 선근이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이 마음속에선 두렵기도 하겠지만 삶에 전환점이 된다”고 강조했다.

출가학교장 진상스님은 “<잡아함경>에 칼을 갈 때는 숫돌이 화살을 바로잡을 때는 불에 구우며 나무를 다룰 때는 도끼를 자신을 다룰 때는 지혜를 써야 한다고 한다. 여러분이 출가학교를 통해 수행을 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하면서 자신을 잘 다룰 수 있는 지혜를 연마하길 바란다”면서 “마음의 밭에 무엇을 심고 어떤 열매를 거둘지 행다선과 명상 인연으로 마음밭에 깨달음의 씨앗, 긍정의 씨앗, 겸허함의 씨앗을 잘 뿌려서 시절인연이 도래하여 깨달음의 과를 얻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출가학교 입교행자 가운데는 모녀가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상경(55, 법명 무진행)씨는 “이제 갓 성인이 된 딸아이가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자신을 성찰하고 앞으로 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출가학교에 함께 왔다”며 “사전정보 없이 템플스테이인줄 알고 엄마 따라 나섰다가 지금 우리딸이 상당히 겁을 먹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스님들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으로 서서히 적응해가고 있는 듯한 민정인(21, 법명 여진)씨는 “엄마와 함께 잘해보겠다”는 원력의 눈빛을 비쳤다.

봉녕사 출가학교는 새벽 4시반 새벽예불과 108배로 하루를 열고, 다양한 명상과 강좌, 불공과 경전독송 등 수행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저녁 강의와 수행일기를 끝으로 저녁 9시 취침하는 일과다. 입재식 고불식에서 출가행자들은 부처님 앞에서 다시한번 마음을 다해 발원했다. “마음 속 번뇌가 파도치고 괴로움이 닥쳐올지라도 오늘 세운 이 발심과 원력을 굳건히 하여 불퇴전의 정진을 이루겠습니다.”

갈마의식.
갈마의식.
삭발의식.
삭발의식.
고불식에서 봉녕사 주지 진상스님이 입재사를 설하는 모습.
고불식에서 봉녕사 주지 진상스님이 입재사를 설하는 모습.

 ( 불교신문  2026.0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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