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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대사 부석사 창건, 시대적 맥락서 새롭게 조명...자현스님(34기),일윤스님(50기) 0
 작성자: 석림동문회  2025-10-27 12:47
조회 : 3,741  

한국불교학회, 의상대사 탄신 1400주년 추계학술대회
의상·자장 관계 및 현대철학 비교 발표…시상식 진행도

사단법인 한국불교학회는 10월 24일 서울 동국대 고순청세미나실에서 의상대사 탄신 1400주년을 기념하는 추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사단법인 한국불교학회는 10월 24일 서울 동국대 고순청세미나실에서 의상대사 탄신 1400주년을 기념하는 추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사단법인 한국불교학회(회장 자현 스님)는 10월 24일 서울 동국대 고순청세미나실에서 의상대사 탄신 1400주년을 기념하는 추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의상을 말하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정병삼 숙명여대 명예교수의 기조발표를 비롯해 의상 스님의 부석사 창건 배경, 자장 스님 계열과의 관계, 현대 철학과의 비교 분석 등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한국불교학회장 자현 스님.
한국불교학회장 자현 스님.

한국불교학회장 자현 스님은 인사말에서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과제는 ‘관계의 회복’”이라며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었다가 다시 분열되는 이 시대에 필요한 가르침이 바로 화엄사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각 종파와 스님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서로 경쟁하고 발전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며 “의상대사를 선양하는 일은 한국불교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함께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전혜빈 서강대 사학과 박사수료생.
전혜빈 서강대 사학과 박사수료생.

전혜빈 서강대 사학과 박사수료생은 한국불교학회 학술상의 우수상 수상 논문 ‘문무왕대 의상의 활동과 부석사 창건의 의미’를 통해, 의상 스님이 김인문 책봉 사건 이후 문무왕의 뜻에 따라 태백산에 부석사를 창건했음을 규명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문무왕이 고구려 반중을 받아들이고 백제의 옛 땅을 회복하니, 당 고종이 크게 노해 관작을 삭탈하고 문무왕의 동생 김인문을 신라왕으로 삼아 병사를 일으켰다”고 전한다. 이후 문무왕이 사죄하면서 1년 만에 관작이 회복돼 사건은 일단락됐다.

전 수료생은 의상 스님이 당 유학 시절 김인문을 친견한 인연을 통해 신라 왕실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맺었던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러한 배경 때문에 의상 스님이 본의 아니게 김인문 세력과 연루된 인물로 오해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스님은 신라 왕경 내에서 화엄 교학의 입지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정치적 불신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부석사를 창건했다고 추론했다. 전 수료생은 “의상 스님의 교학적 성취는 개인의 학문적 역량만이 아니라 불리한 정치·사회적 조건을 극복하며 화엄 신앙을 신라 사회에 정착시킨 실천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장려상 수상자인 자현 스님은 의상 스님의 경주 안착을 막은 세력이 자장 스님 계통이었음을 제시했다. ‘의상의 경주 안착 실패 이유와 동북방행의 범위 가능성 검토’ 논문에서 스님은 “진골 출신이자 유학승이었던 의상 스님이 당시 신라불교의 중심 사찰인 경주 황룡사와 연결되지 못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삼국유사’의 ‘자장정율’과 ‘속고승전’의 ‘자장전’에 따르면 자장 스님의 교화로 신라인 열 중 아홉이 불교를 믿게 됐다. 이는 자장 스님 제자들의 영향력이 당시 황룡사에 막강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현 스님은 “의상 스님 계열이 이후 불국사 창건을 주도했다는 점은 자장 스님 계열의 황룡사와 구분되는 독자적 근거지를 형성해 간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의상 스님은 자장 스님의 가르침을 답습하고 또 극복하고자 했다”고 추론했다.

경희대 철학과 박사수료생 일윤 스님.
경희대 철학과 박사수료생 일윤 스님.

또 다른 장려상 수상자인 경희대 철학과 박사수료생 일윤 스님은 ‘인드라망과 리좀-의상과 들뢰즈·가타리 관계론의 상보적 가능성’ 논문에서 21세기 초연결사회가 직면한 ‘관계의 위기’에 주목했다. 스님은 의상 스님의 ‘화엄일승법계도’에 나타난 인드라망의 원융적 관계론과 20세기 철학자 들뢰즈·가타리의 ‘리좀(Rhizome)’ 생성적 관계론을 비교 분석하며 “화엄의 보편적 연대성과 리좀의 창조적 역동성을 결합한다면, 파편화된 사회와 전체주의적 사고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윤리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학술대회에 앞서 열린 제1회 한국불교학회 학술상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전혜빈 박사수료생은 “한국고대사를 전공했지만 육아휴직을 계기로 불교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며 “의상대사 연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다시 학문으로 돌아갈 열정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려상 수상자 일윤 스님은 “서양철학과의 비교 연구 주제로 공모에 참여했다”며 “이처럼 폭넓은 주제를 수용해준 학회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꾸준히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 법보신문 2025.1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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